혹독한 모터스포츠 'WRC'…현대차가 뛰어든 이유는

입력 2015-11-16 09:00
월드랠리챔피언십(WRC)은 전 세계 각 국가를돌며 치러지는 모터스포츠 챔피언십으로 F1과 함께 가장 인기 있는 자동차 경주대회로 꼽힌다.



가장 혹독한 모터스포츠로 불리는 WRC는 서킷이 아닌 일반도로에서 양산차를 기반으로 제작된 랠리카로 레이스를 펼친다는 점에서 F1과 다르다.



WRC 랠리카는 아스팔트와 같은 포장도로는 물론 자갈밭, 빙판길, 활주로, 해수면 높이에서 고지대까지 각종 악조건을 갖춘 비포장도로를 달린다. 멕시코의 찌는듯한 더위부터 스웨덴의 살을 에는 영하 25℃ 칼바람까지 극한 조건을 견디며 연간1만km 이상 달려야 한다.



이처럼 까다로운 경기인 탓에 폴크스바겐, 시트로앵, 포드 그리고 지난해부터뛰어든 현대자동차만이 이 대회에 참가하고 있다.



일찍이 WRC 참가 의사를 밝힌 도요타도 지난달 30일 도쿄모터쇼에서야 처음으로테스트용 랠리카를 선보이고 내후년 대회부터 참가할 수 있다고 선언했을 정도로 만만치 않은 대회다.



현대차[005380]는 2000년 '베르나' 랠리카로 WRC에 출전했으나 참가 4년 만인 2003년 철수한 바 있다.



당시 현대차는 현지 업체와 공동으로 차량을 개발해 참여한 것으로 고성능차 기술의 육성보다는 유럽을 중심으로 한 브랜드 인지도 향상이 주목적이었다. 그러나투자 비용 대비 성과가 나오지 않은 데다 마케팅 효과가 크지 않자 2003년 시즌 도중 대회에서 철수했다.



이후 현대차는 장기적인 고급차 및 고성능차 개발을 위한 기술력 확보의 필요성이 대두하면서 다시 한번 WRC 출전을 검토했다.



이번에는 외부 업체가 아닌 현대차가 개발부터 참가, 운영까지 직접 참여하는방식이었다.



몇 년간의 철저한 준비 끝에 현대차는 2012년 9월 파리모터쇼에서 WRC 전격 복귀를 선언하고 그해 12월 현대모터스포츠법인을 설립, 이듬해 1월에는 현대차 랠리팀의 총 책임감독으로 미쉘 난단을 선임했다.



현대모터스포츠팀의 총감독을 맡은 미쉘 난단은 WRC 최고의 전문가로 푸조의 기술 책임자로 근무하는 동안 총 51회의 우승을 이끌어낸 바 있는 전설적인 인물이다.



현대차는 높은 품질과 모던한 디자인으로 인기있는 3도어 소형 해치백 i20를베이스로 랠리카를 개발했다.



i20는 현대차의 모터스포츠 전문 엔지니어들의 수작업을 통해 외관의 역동성이한층 강화됐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노면을 고려한 전용 서스펜션과 차량 저중심화,타이어별 중량배분 최적화 등 고성능 레이스 모델로 정교하게 다듬어졌다.



현대차는 2013년 12월 벨기에 출신의 신예 티에리 누빌 선수를 주축으로 한 현대차 모터스포츠팀 라인업을 최초로 공개하는 공식 팀 런칭 행사를 하고 경주차로나설 i20 월드랠리카의 최종 디자인을 공개했다.



현대모터스포츠팀은 WRC 출전 첫해인 지난해 독일랠리에서 팀 종합순위 첫 1위,드라이버부문 1,2위를 동시에 석권하는 '더블 포디움'을 달성하며 한국 메이커로는처음으로 FIA(국제자동차연맹) 주관 세계 모터스포츠대회에서 우승했다.



올해 WRC 관전 포인트는 현대모터스포츠팀의 종합 순위 정상권 진입이다.



2015년 첫 라운드인 모나코 랠리의 개막 스테이지에서 폴크스바겐에 이어 제조사 2위를 달성하며 순조로운 시동을 건 현대모터스포츠팀은 시즌 초기부터 팀의 핵심 드라이버 중 하나인 다니 소르도가 스웨덴랠리 준비 도중 부상당하는 불운을 겪기도 했다.



지난 10월에 열린 스페인랠리에서는 2위인 시트로앵과 4포인트차로 팀 종합 누적순위 3위에 올랐으며 현대모터스포츠팀은 이번 웨일스랠리 일정에서도 전력을 다했다.



현대모터스포츠팀은 지난 4월 스페인 알메리아 지역을 비롯해 최근까지 차세대i20랠리카의 테스트를 진행해 오고 있다. 올해 말까지 차세대 i20 랠리카의 성능 개선을 위한 테스트를 지속할 예정이며 차세대 i20 랠리카는 2016년 WRC에서 본격적으로 데뷔하게 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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