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 감축·자산 매각·무파업 등 총력전
대우조선해양[042660]은 4조원 규모의 채권단지원을 받으려고 '마른 수건을 또 짠다'는 심정으로 모든 분야에서 긴축을 할 방침이다.
임금 동결에 인력 감축뿐만 아니라 자산 매각, 무파업 등 내놓을 수 있는 모든카드를 동원하기로 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은 지난 8월 이후 임원 수를 55명에서 42명으로 줄였으며 임원들이 급여 일부도 반납하도록 했다. 최근에는 희망퇴직 등으로 부장급이상 고직급자 1천300명 가운데 300∼400명을 감축하는 절차까지 진행 중이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현재 희망퇴직을 받고 있으며 고직급자를 30%가량 줄여 인력 감축에도 최선을 다하려 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9월부터 사장은 급여의 20%, 전무와 부사장은 20%, 상무는 10%씩 급여를 반납하고 있다"면서 "올해 임원들의 성과급은 없다고 보니깐 작년에 받았던 총액에 대비하면 연봉이 35~50% 줄어들 정도로 인건비도 긴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4천억원에 달하는 자산도 대거 매각한다.
대우조선이 대규모 조직 감축과 함께 자산 매각까지 나서는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그만큼 채권단의 지원에 협조하겠다는 대우조선의 의지가 반영돼있다.
정성립 대우조선 사장의 지시 아래 유동성 확보와 경영 정상화를 위해 9월부터적극적으로 매각 가능한 자산을 모두 팔고 있다. 현실적으로 매각 가능한 자산은 4천억원 수준이다.
청계천 본사 사옥이 1천600억원, 당산동 사옥이 400억원, 골프장(써니포인트컨트리클럼) 등이 1천800억원에 팔릴 수 있을 것으로 대우조선 측은 추정하고 있다.
여기에 주식 등 현금성 자산 200여억원이 있다.
골프장(써니포인트컨트리클럽) 매각 작업은 마무리 단계이며 화인베스틸[133820], 대우정보시스템 등 보유 주식도 정리하고 있다.
서울 당산동 사옥은 매각 절차가 진행 중이다. 청계천 본사 건물은 '세일즈앤리스백'(매각후 재임대) 방식으로 팔기로 하고 이달 중 매각 제안서를 낼 예정이다.
대우조선은 또 마곡산업단지 내 연구개발센터 설립 계획은 백지화하고 용지 대금으로 낸 2천억원을 돌려받는 방안을 서울시와 협의할 계획이다.
대우조선의 구조 조정에 가장 큰 걸림돌인 노동조합이 전향적인 자세로 돌아선점도 고무적이다.
노조가 무파업과 임금 동결에 대한 동의서를 채권단에 전달하기로 함에 따라 채권단의 지원이 속도를 낼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채권단의 구조조정에 반발해 파업에 돌입할 경우 대우조선은 걷잡을 수 없는 상황에 부닥칠 수도 있었다. 채권단으로서도 노조 동의까지 받게 된 터라 지원의 명분이 서게 됐다.
문제는 조선업 시황이 워낙 바닥이라 채권단의 지원에도 대우조선이 본궤도에오르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점이다.
인력 감축, 자산 매각 등이 이뤄지고 있으나 금액으로 따지면 크지 않고 근본적인 문제는 해양플랜트 부실 해소와 고부가 수주 확대이기 때문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채권단 요구대로 인력 줄이고 자산을 팔 수는 있으나 이는조선업체로 보면 극히 작은 부분"이라면서 "문제는 언제쯤 조선 시황이 살아나느냐"라고 말했다.
president21@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