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한국 제조업 위기, R&D 투자 확대가 해법"

입력 2015-09-15 06:01
"고비용 탈피·노동 생산성 향상·협력적 노사관계 구축해야"



글로벌 경기 침체와 함께 찾아온 한국 제조업의위기에 대해 전문가들은 연구개발(R&D) 확대와 고부가 가치 중심의 구조 개편이 필요하다고 15일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또 고비용 구조를 깨고 노동 생산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대립적인 노사 관계에서 벗어나 협력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산업연구실장 위기의 핵심은 중국이 생각보다 너무 빨리 쫓아왔다는 것이다. 중국이 위안화평가 절하로 자국 기업을 살리려고 하기 때문에 한국 기업은 가격 면에서 점점 힘들어진다. 메모리 반도체를 삼성이 잡고 있는데 몇 년만 지나면 쫓아올 것이다. 자동차도 중소형 중심에서 부가가치가 큰 중대형차 쪽으로 가야 하는데 선진국이 잡고있어 힘들다.



저부가, 저기술 분야부터 시장을 잠식당하는데도 우리는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있다. 예를 들면 조선업의 벌크선이 가장 대표적이다. 이런 쪽은 빨리 구조조정하고남는 재원과 여력으로 고부가, 고기술로 가야 한다. 과잉생산인 조선업 같은 경우는산업을 재정비 해야 한다.



정부의 중소기업 지원책도 바뀌어야 한다. 가능성 있는 기업은 계속 지원해야하지만 한계 상황에 이른 기업에 대한 지원이 재고돼야 한다. 당장 고통스러워도 지금 하는 것이 낫지 시간이 지나면 고통이 더 커질 것이다.



R&D 제도도 낭비적인 부분이 많다. 공공 R&D는 계획하는 센터가 미래부와 산업부에 나뉘어 있는데 미래부는 기초에, 산업부는 상용에 초점을 두고 있어 연결되지못하는 것이 문제다. 공공 R&D와 민간 R&D도 따로 돌아가는데 공공 R&D가 민간 R&D를 유인하도록 해야 한다.



◇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제조업 위기는 실질적으로 연구개발의 문제다. 선진 다국적 기업은 R&D로 신제품 개발하고 원가절감에 들어갔다. 우리는 노사 문제 때문에 원가가 올랐고 공정을혁신하지 못해 결과적으로 전체 효율성 측면에서 밀려 어려움이 시작된 것이다.



R&D 투자 말고 다른 방법은 없다. 자동차산업에서 한국이 R&D를 6조원 정도 하는데 독일은 2009년 이후 매년 30조원 한다. 최근 특허 동향을 보면 특허출원 증가율 면에서 독일 업체가 1·2·3등을 휩쓸고 있는데 현대·기아차는 별로 없다. R&D를 안 했으니 지금 어려워진 것이다.



이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보다는 구조 개편에 나서야 한다. 원가 절감하고효율성 높이고 기존 제품 업그레이드하려면 다 R&D 투자가 필요하다.



중소기업은 혁신 역량을 강화해 수출을 늘려 대형화를 모색하고 수익성을 높여야 한다.



국내 부품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려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성장이 가능하도록 정부의 감독과 지원이 필요하다.



글로벌 경쟁 구조의 변화 속에 수직 계열 및 통합적 구조의 효율성과 대기업 주도형 성장 모델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점검도 요구된다.



◇ 이태규 한국경제연구원 미래전략실장 새로운 성장동력을 키워내지 못한 것이 제조업 위기와 연결되고 있다. 10여년동안 새로운 경쟁력을 발굴하지 못했고 기존 산업에서 중국에 추격당하는 상황이다.



제조업의 위기를 커버할 만큼 서비스산업이 발달하지 못하고 있어 그대로 경제의 위기로 이어진다.



이런 근본적 문제를 해결하려면 R&D 투자가 필요하다. R&D는 총액 규모로 보면다른 나라에 상대가 안 되지만 국가총생산(GDP) 대비로는 세계 1∼2위다. 투자 자체는 경제 규모에 비해 많지만 국가가 중소기업의 R&D를 지원해 실제 사업화가 얼마나됐는지를 보면 20∼40% 정도로 상당히 낮다. R&D가 자금 타 먹는 수단이 되는 경우도 많다.



R&D의 사업화 성공률을 높이려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핀란드처럼 지원받은자금의 대출을 갚도록 해 R&D에서 꼭 성공하도록 하는 방식도 좋은 예다.



◇ 박명준 한국노동연구원 부연구위원 현대·기아차의 국내 공장 가동률은 매우 낮지만 해외 공장 가동률은 매우 높다. 국내의 낮은 생산성은 대립적 공장 체계 때문인데 이는 노사 모두가 택한 길이다.



사측에서는 노조를 눈엣가시처럼 보다가도 양적 보상으로 갈등을 결말짓는 관행이 있다. 현재 현대차[005380] 노조의 파업 결의나 금호타이어[073240]의 직장폐쇄상황도 갈등적 담합 구조의 연장에서 벌어지는 양상인데 파업 명분이나 파급 효과가약하다.



독일 폭스바겐 같은 경우는 노조의 경영참가가 활발하면서도 생산성에 대한 책임도 강한데 우리는 소모적인 모습이다.



노사가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숙련성을 지향하면서 혼연일체가 돼야 한다. 노조는 마인드를 바꿔 숙련성을 지향하고 자기 기업뿐만 아니라 협력사까지 대상으로 한포괄적 연대를 해야 한다. 경영 참여의 권리를 지니면서 진정한 파트너가 되기 위한자기 혁신과 관점의 전환이 필요하다.



kimyg@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