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계 "고용 유연성 확대하고 연공급제 타파해야"

입력 2015-08-31 10:22
경제5단체 '노동개혁' 긴급 기자회견…"파견근로 규제 대폭 완화해야"



파견 근로 관련 규제의 대폭 완화 등 고용 유연성을 확대하고 연공급제를 직무·성과 중심으로 바꾸는 등 노동개혁이 필요하다고경제계가 주장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대한상공회의소, 전국경제인연합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무역협회 등 경제 5단체는 31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노동개혁에 대한 이런 경제계 입장을 밝혔다.



이들 단체는 "공정하고 유연한 노동시장을 만들기 위한 노동개혁은 더는 늦출수 없는 시대적 소명"이라면서 "노동개혁 없이는 국가 경제의 지속 성장도 미래 세대의 일자리도 기대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현재와 같은 경직된 노동시장에서는 투자를 늘리고 채용을 확대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면서 "노동시장의 공정성과 유연성을 높이기 위한 근본적인 노동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제 5단체는 먼저 "기업이 지속적으로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불공정하고 경직된 노동 관계법과 제도들이 개정돼야 한다"면서 "엄격한 해고규제로 인해 능력이나 성과와는 무관하게 고용이 보장되고 해마다 호봉이 올라가는 현재의 제도로 인해 기득권 근로자를 과도하게 보호해 주어야 하는 부담 때문에 기업은 정규직 채용을 꺼리게 되고 결국 미취업 청년들과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더 나은 일자리로 진입할 기회가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제단체들은 이어 "노동개혁의 최우선 과제는 일자리 창출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면서 "제도개혁은 정부 지침 형태가 아니라 법률 개정을 통해 확실하게이뤄져야 한다. 정부가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요건 완화, 저성과자에 대한 근로계약 해지'를 정부지침 형태로 추진하려고 하는 움직임에 대해서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경제 5단체는 일본이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는 취업규칙 변경에 대해 근로자동의가 없어도 변경할 수 있도록 2007년 노동계약법에 규정해 기업들이 경영환경 변화에 유연히 대응할 수 있게 한 경험을 참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들 단체는 한국은 주요 국가들보다 파견 사용사유와 기간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어 고용 경직성을 심화시키고 불법파견 논란을 키우고 있다면서 "제조업 등에파견을 허용해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고용 확대를 유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독일은 2000년대 이후 하르츠 개혁을 통해 근로자 파견과 기간제 사용을 탄력적으로 가능하게 하고 해고 규제를 대폭 완화해 2008년 고용률 70%를 조기달성 한 바있다고 이들은 설명했다.



경제단체들은 "연공급제를 타파하고 직무와 성과 중심으로 임금체계를 개혁해청년고용 절벽을 해소하고 노동시장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직무나 성과와 따로 노는 임금체계가 가진 불공정성과 이로 인한 근로의욕 훼손이 기업의 경쟁력을 갉아먹고 나아가 국가경제의 활력을 떨어뜨리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경제단체들은 "기업이 근로자에게 지불하는 임금의 총액을 줄이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임금체계를 개편하거나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는 것은 근로조건의 합리적 개선이라고 봐야 한다"면서 "취업규칙 불이익변경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되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주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단체들은 노조가 앞장서서 임금체계 개편을 추진해 달라면서 경제계도 임금피크제 도입 등 임금체계 개편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청년고용절벽 완화를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경제단체들은 "노사간 힘의 균형을 회복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제도를 개선해노동시장의 고질적 문제인 양극화를 해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 단체는 노동조합의 과도한 경영개입과 고용세습 같은 불합리한 요구는 대기업들이 중소 협력업체와의 동반성장과 취약근로자들의 처우 개선을 도모하는 데걸림돌이 되고 있다면서 "파업을 통한 노조의 불합리한 요구에 대체근로를 허용해노사간의 대등한 협상이 가능하도록 하고 무분별한 인사·경영권 침해를 바로잡을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제계는 "오로지 국가의 미래와 일자리 창출이라는 대의만을 보고 사명감과 책임감을 갖고 협상에 임할 것"이라면서 "노동계도 10.3%에 지나지 않는 노조원의 조직적인 이익만 챙기지 말고 대다수의 미조직 근로자와 미래의 근로자인 미취업 청년들의 간절한 바람에도 귀를 기울여 주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kimyg@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