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채권단-박삼구 '밀당'…주당 5만9천원 vs 3만7천여원

입력 2015-08-21 17:36
박삼구 "최선 다한 가격"…채권단 수용 미지수



금호산업[002990] 채권단이 보유한 경영권 지분가격을 두고 채권단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밀당(밀고당기기)'이 본격화되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산업 채권단은 지난 7월 주당 5만9천원을 제안했으나,박 회장은 이날 주당 3만7천564원을 제시하고 나섰다.



경영권 지분(지분율 50%+1주) 가격으로 계산해보면 채권단은 1조218억원, 박 회장은 6천503억원을 불러 3천715억원을 깎아달란 셈이다.



채권단은 회계법인의 실사 결과 금호산업 주식의 적정 가격을 주당 3만1천원으로 보고받고, 여기에 경영권을 되찾을 수 있는 프리미엄으로 주당 2만8천원을 얹었다.



채권단은 앞서 호반건설이 주당 3만907원에 써내자 유찰시키고, 박 회장과 단독협상으로 전환했다. 호반건설이 제시한 가격을 경영권 지분으로 계산하면 5천300억원이었다.



박 회장 측은 채권단의 1조원대 가격 제시에 "적정가 대비 과도한 프리미엄을붙였다"며 물밑에서 움직이더니, 이날 6천억원대 가격을 제시하며 공개적 밀당에 나섰다.



박 회장 측은 금호산업의 최근 3개월 주가, 대한항공[003490] 지주사인 한진칼[180640]의 3개월 주가를 반영해 금호산업 지분 매수 기준가를 주당 2만5천906원으로계산했다.



채권단 실사가격 3만1천원보다 낮게 잡은 것은 최근 3개월간 주가가 많이 떨어졌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금호산업 주가는 호반건설이 적극적 인수의사를 내비치던 지난 3∼4월 주당 최고 3만원을 넘었다가 채권단의 유찰 결정 이후 하락해 최근에는 1만6천원 안팎에 형성돼 있다.



박 회장 측은 기준가로 정한 주당 2만5천906원에 경영권 프리미엄 45%(1만1천657원)를 더해 주당 매입가를 3만7천564원으로 산정했다.



박 회장 측은 "호반건설이 제시한 주당 3만907원보다 약 22% 높은 가격"이라며"당시 호반건설이 제시했던 무한손해배상 조항, 거래 종결시까지 주가 변동액 보상등 부대조건을 고려하면 43% 더 높은 금액"이라고 강조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이번에 제시한 인수가는 여러가지 면을 고려했을 때, 본협상을 성사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한 가격"이라고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하지만 박 회장이 제안한 6천503억원에 거래가 성사되기에는 채권단이 제시한가격과 차이가 너무 크고, 채권단 내부에서도 원하는 가격대가 다양하기 때문에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채권단과 박 회장이 과연 가격 격차를 좁힐 수 있을지에 모든 관심이 쏠린다.



박 회장이 금호아시아나그룹을 재건하려면 반드시 금호산업 경영권을 손에 쥐어야 한다.



금호산업은 2009년 유동성 위기로 워크아웃을 신청하며 채권단으로 지분이 넘어갔다.



박 회장은 금호산업을 되찾아야 '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금호터미널-금호고속-금호리조트' 순으로 엮여 있는 회사들을 모두 가져올 수 있다.



noanoa@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