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역대 재벌 총수 중 최장인 2년7개월의 수감 생활을 끝내고 14일 0시를 기해 석방됐다.
회삿돈 수백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복역하다 사면 복권된 최 회장은 "앞으로 국가 경제 발전과 사회 발전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SK그룹은 최 회장의 사면에 맞춰 대대적인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나설 계획이다.
국내 최대 기업집단 중 하나인 현대차그룹은 청년 고용 확대 및 고용 안정에 대한 사회적 요구에 적극 부응하기 위해 내년부터 모든 계열사에 임크피크제를 도입하기로 해 확산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 최태원 "국민께 죄송…경제·사회 발전에 최선 노력" = 최태원 회장은 SK그룹 계열사의 펀드 출자금 수백억 원을 빼돌려 옵션투자 위탁금 명목으로 전 SK해운고문에게 송금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2013년 1월 1심 법원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이후 지난해 2월 대법원에서 징역 4년형이 확정돼 재벌 총수로는 2년 7개월이라는 최장기 복역 기록을 세웠다.
정부는 광복 70주년을 맞아 지난 13일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경제인 14명을 포함해 총 6천527명을 특별사면·감형·복권했다.
최 회장은 앞서 2008년 이명박 정부 때에 이어 두 번째 광복절 특사에 포함됐다.
지난 14일 0시께 의정부교도소에서 출소한 최 회장은 고개 숙여 인사한 뒤 "먼저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려서 대단히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민께 사랑받는 SK 기업으로 거듭 태어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경영 복귀 시점과 방식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업무 공백이 있기때문에 시간을 좀 갖고 상황 파악을 해보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경제활성화를 위해 역점을 둘 부분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저희가 할 수 있는 통신, 에너지, 반도체"라고 답변하고 "다시 한 번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고 감사하다"며 말을 마쳤다.
최 회장은 이번에 형집행 면제 특별사면 및 특별복권까지 되면서 주요 계열사등기 이사로 복귀할 수 있는 자격을 얻었다.
최 회장은 출소 후 건강을 회복하는 대로 현장 방문을 통해 경영 감각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경기도 이천의 SK 하이닉스 공장이나 울산 SK에너지 컴플렉스 또는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나 세종센터 중의 하나를 첫 방문지로 택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정부의 경제 살리기 정책에 발맞춰 조만간 수조원대의 추가 투자 및 대규모 고용 창출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SK하이닉스에 관심이 크기 때문에 조만간 SK하이닉스의 조단위 추가투자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중남미 등 전 세계 주요 거점 지역 방문을 통해 글로벌 현장 경영도 연내또는 내년 초에 추진될 예정이다.
SK그룹은 '청년 일자리 창출 2개년 프로젝트'에 따라 2016년부터 2년간 4천명의채용을 지원한다고 발표한 바 있는데 청년 고용 확대를 위한 추가 일자리 확충 방안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 현대차그룹 내년부터 모든 계열사 임금피크제 도입 = 현대자동차그룹이 내년부터 모든 계열사에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11일 "2016년부터 전 그룹사에 임금피크제를 도입할 방침"이라며 "이는 청년고용 확대 및 고용안정에 대한 사회적 요구에 적극 부응하기 위한것"이라고 밝혔다.
임금피크제 대상은 41개 전 계열사 직원 15만여명이다. 일부 그룹사의 경우 간부사원 대상으로 먼저 시행하며 전 직원 확대를 위해 노동조합과 지속적으로 협의할예정이다.
현대차그룹 중 현대자동차[005380]와 기아자동차[000270]는 사측에서 임금피크제를 공식적으로 요구한 바 있지만 다른 모든 계열사를 대상으로 그룹 차원에서 임금피크제 도입을 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최근 정부의 노동개혁 추진에 대한 강력한 의지 천명에 따라 현대차그룹도청년고용 확대 등을 위한 후속 조치로 임금피크제 전 계열사 도입을 선언한 것으로풀이된다.
이를 위해 현대차그룹은 계열사별로 각기 다른 현재 정년 연한을 60세로 일괄연장하고 임금피크제를 통해 정년연장에 대한 인건비 추가부담을 경감하는 한편 청년채용을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현대제철과 현대건설은 정년이 만 57세, 현대차와 기아차, 모비스는 만 58세다.
정년을 앞둔 종업원들을 위해 재취업 및 창업 프로그램, 자기계발, 노후 대비프로그램을 개발해 운영하는 등 종업원들의 정년퇴직 후 안정적인 삶도 지원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은 계열사별로 근로자대표(노동조합 등)와 적용 범위 및방식에 대해 협의를 시작하고 적극적인 동참과 협조를 요청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전 계열사에 임금피크제 추진함과 동시에 추가로 연간 1천개 이상의 청년고용 확대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금피크제는 이미 30대 그룹 계열사의 절반 가까이 도입한 상태다.
고용노동부가 자산총액 기준 상위 30대 그룹 주요 계열사를 조사한 결과 378개기업 중 47%(177개)가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입하지 않은 그룹계열사도 내년 정년 60세 의무화를 맞아 임금피크제 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자산총액 기준 1∼15위 그룹(삼성, 현대차, SK, LG, 롯데, 포스코, 현대중공업,GS, 농협, 한진, 한화, KT, 두산, 신세계, CJ)은 계열사 275개 중 55%(151개)가 임금피크제를 도입했다.
삼성그룹은 지난해 전 계열사에 임금피크제를 도입했다.
주력계열사인 삼성전자[005930]의 경우 국회에서 300인 이상 사업장의 정년을 2016년부터 60세로 연장하는 법안이 통과되자 미리 정년을 늘리는 대신 만 55세부터전년도 임금의 10%를 줄여나가는 임금피크제 도입을 결정했다.
LG그룹도 이미 LG전자[066570], LG디스플레이[034220], LG화학[051910] 등 주요계열사를 중심으로 사무직과 생산직에 동일하게 임금피크제를 도입해 운영 중이다.
한화그룹의 경우 ㈜한화[000880]와 한화케미칼[009830] 등 주요계열사는 임금피크제를 도입했고 한화생명[088350]과 한화손해보험[000370], 한화갤러리아 등 5개회사는 연내 임금피크제 도입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포스코 그룹은 지주회사인 포스코가 2011년부터 임금피크제를 도입해 시행하고있다. 계열사 중에서는 포스코에너지와 포스코그린가스텍이 도입했다. 포스코그룹은내년부터는 직원 수 300명 이상인 계열사를 중심으로 임금피크제 도입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 조선 빅3 사상 첫 동반 구조조정…3천여명 감원 = 경영난에 빠진 국내 대형조선 3사가 사상 처음으로 대규모 동반 구조 조정에 돌입했다.
산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009540], 대우조선해양[042660], 삼성중공업[010140]은 올해 총 6조원에 달하는 적자가 예상됨에 따라 올해 말까지 임원을 30% 이상줄이고 2천~3천여명의 인력을 감축할 계획이다.
올해 2분기에 3조원이 넘는 적자를 낸 대우조선은 부장급과 전문위원, 수석전문위 등 고직급자 1천300여명을 대상으로 이달 말까지 희망퇴직 또는 권고사직을 단행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대우조선은 내부 실적 평가 작업에 돌입했으며 경영 부실에 책임이있는 간부들에게는 권고사직 그리고 나머지 간부들에게 희망퇴직 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대우조선은 일반 직원의 경우 순환 근무 등으로 최대한 감원하지 않을 방침이지만 풍력 사업 철수 등으로 팀과 그룹 숫자가 줄어들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그만두는직원들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
대우조선이 이런 규모로 인력 감축을 단행한 것은 1980년대 조선업 공정 자동화당시 대량 해고 이후 30여 년 만에 처음이다. 대우조선은 1990년 후반 외환 위기에도 인력 구조조정을 하지 않았을 정도로 잘 나갔다.
대우조선은 해양플랜트 부실에 대한 문책 등으로 이미 7명의 임원이 그만뒀고이번 주에 7~8명이 회사를 떠나면 총 50명이던 임원이 30% 이상 줄어들게 된다.
지난해 3조원이 넘는 대규모 적자를 낸 현대중공업은 올해 초 과장급 이상 사무직과 여직원 1천300여명을 감축했다. 올해 1분기에만 퇴직위로금 1천614억원이 지급됐을 정도다.
지난 3월에는 15년 이상 장기근속 여사원 가운데 희망자에 한해 1주일간 희망퇴직 신청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현대중공업은 지난 6월부터는 희망 퇴직 등 인력 구조 조정을 중단하고 내부 효율성 제고에 주력하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해 10월에 임원의 31%를 감축한 데 이어 지난달 말에는 25명의 임원을 퇴임시키고 40대 임원들을 대거 포진하는 등 대규모 물갈이를 단행했다.
올해 2분기에 1조원이 넘는 적자를 낸 삼성중공업도 대우조선과 마찬가지로 임원 워크숍을 열어 경영난에 따른 구조 조정 방안을 논의할 방침이다. 이 과정에서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의 사례처럼 임원 30% 이상 감축에 임직원 희망퇴직 실시 등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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