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재계의 최대 이슈는 단연 삼성과 엘리엇의 벼랑끝 승부였다.
삼성물산이 지난 17일 주총에서 소액주주와 일부 외국인 표심까지 얻어 69.5%의비교적 높은 득표율로 제일모직과의 합병안을 가결했다. 엘리엇은 주주제안 2건까지전부 부결돼 '전패'했다. 법원의 1, 2심 가처분마저 앞서 기각돼 사실상 모든 승부에서 고배를 마셨다.
재계는 엘리엇 사태를 계기로 포이즌필(신주인수선택권) 등 경영권 방어 장치가시급히 도입돼야 한다며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아울러 국회에 계류된 원샷법(사업재편지원법) 등의 통과가 급하다는 것이다.
삼성이 큰 고비를 넘겼지만 엘리엇의 다음 카드를 주시해야 한다는 경계론이 나온다. 합병무효 소송이나 삼성의 다른 계열사 지분을 노릴 것이라는 관측이다.
안팎의 풍파를 겪은 포스코는 2017년까지 계열사 절반을 줄이기로 하고 임원 40여명을 인사조치하는 등 고강도 쇄신안을 내놨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현대·기아차 해외법인장 60여명을 양재동 본사로 불러모아 "어려울 때일수록 판매에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며 채찍질했다.
◇ 삼성, 엘리엇 상대로 합병전쟁 완승 =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안이 17일양사 주총에서 통과됐다. 엘리엇의 파상공세를 물리치고 합병전쟁에서 완승한 것이다.
삼성그룹 후계자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그룹의 실질적 지주회사인 뉴 삼성물산의 최대주주로서 그룹 핵심인 삼성전자를 포함한 그룹 전반에 대한 지배력을강화하게 됐다.
삼성은 지난 5월26일 양사 합병 발표 이후 53일 만에 거둔 승리였다.
삼성물산은 17일 주총에서 제일모직과의 합병계약서 승인 건을 찬성률 69.53%로가결했다. 이로써 엘리엇의 합병 저지 시도는 불발로 끝났다.
삼성물산은 표결에서 42%대의 안정적 지지표 외에 소액주주와 외국인으로부터도16%대의 지지를 확보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애초 박빙 승부를 내다봤던 시장 예측을 깨는 삼성의 '압승'으로 풀이된다. 이어 엘리엇이 주주제안한 현물배당, 중간배당 의안은 차례로 부결됐다.
이로써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9월1일자로 합병해 통합 삼성물산으로 출범하게됐다.
합병회사는 오는 2020년 매출 60조원, 세전이익 4조원을 목표로 세워놓고 있다.
51.2%의 지분을 보유한 그룹 신수종사업 바이오부문에서 2조원 이상의 시너지효과를목표로 한다.
합병 반대주주는 주총일로부터 20일내에 회사에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삼성물산 주식매수청구권 한도는 1조5천억원이다.
합병법인은 9월4일 기업결합신고와 합병등기를 완결하고 9월15일 합병신주를 상장한다.
통합 삼성물산은 삼성그룹의 사실상 지주회사(De Facto Holding Company)로서위상을 갖춰 미래 신수종 사업을 주도하고 그룹 성장을 견인할 전망이다.
이번 합병 성사로 제일모직→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전기·삼성SDI→삼성물산→삼성전자로 이어지던 삼성그룹의 복잡한 순환출자구조가 통합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단순화됐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실질적 지주사인 통합 삼성물산의 최대주주로올라서 그룹 전반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게 됐다.
◇ 포스코[005490] 2017년까지 계열사절반 축소 = 내우외환으로 고군분투해 온포스코[005490]가 재도약을 위한 고강도 경영쇄신 방안을 내놨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개최한 기업설명회(IR)를 통해 ▲ 사업포트폴리오 내실화 ▲ 경영 의사결정 책임 명확화 ▲ 인적 경쟁력 제고와 공정인사 ▲ 거래관행 개선 ▲ 윤리경영 정착 등 5대 경영쇄신안을 직접 발표했다.
권 회장은 "지난 2개월 간 비정상적 업무관행과 문화를 정상화하기 위해 종합적인 경영쇄신 방안을 고민해 마련했다"며 "현재의 위기를 조속히 극복하고 다시는 유사한 사례가 반복되지 않도록 근본적이고 강도높은 쇄신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 5월 그룹 내 고위 임원들이 일괄 사표를 제출하면서 권 회장을 필두로 비상경영쇄신위원회를 발족한 지 2개월여 만이다.
포스코는 먼저 사업 포트폴리오에 내실을 기하기 위해 전체 사업구조를 철강을중심으로 소재·에너지·인프라·트레이딩 등 4개 부문으로 재편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독자적 경쟁력을 갖추기 못한 계열사는 단계적으로 과감히 정리해 2017년까지 국내 계열사 수를 지금의 50% 수준으로 축소하기로 했다. 현재 포스코의계열사수는 48개다.
지난해 적자를 기록한 해외사업도 30%가량 정리할 계획이다.
각종 경비, 인건비, 재료비를 줄여 연간 5천억원의 비용절감을 추진하기로 했다. 올해는 남은 기간 2천억원 정도의 비용절감을 추진한다. 임원들은 경영이 정상화될 때까지 급여 일부를 반납하기로 했다.
경영 의사결정에 대한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해 결과에 책임을 지게 하고 성공에대해서는 확실히 보상하기로 했다.
과거 투자 실패와 경영 부실에 책임 있는 것으로 드러난 임원에 대해서도 인사조치를 단행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퇴직 25명을 포함해 43명의 임원을 인사조치했다고 밝혔다.
◇ 정몽구 회장 "전사적 판매지원 체제 강화" =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13일 "시장이 어려울수록 판매에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면서 "전사적인 판매지원체제를 강화하라"고 주문했다.
정 회장은 이날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열린 올해 상반기 해외법인장 회의를 통해 엔화 및 유로화 약세와 중국의 성장 둔화, 신흥시장 침체 등으로 어려운 상황을맞게 된 것과 관련해 현대·기아차 해외법인장 60여명을 독려했다.
그는 "외부 여건이 여러 측면에서 어려운 것이 사실이지만 이를 탓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면서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 이를 극복해야 하고 극복할 수 있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더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특히 "시장이 어려울수록 판매에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판매 일선에서 최대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전사적인 판매지원체제를 강화하라"고 당부하고 "내부의 강한 결속력이 중요한 때인 만큼 전 임직원이 단합해 유기적인 협력 체계를구축하라"고 주문했다.
◇ 허창수 회장 "전략적 맥 잡아야" = 허창수 GS[078930]그룹 회장은 지난 15일서울 논현로 GS타워에서열린 3분기 임원 모임에서 "'멀리 내다보지 못하면 큰 일을이루기 어렵다(人無遠慮 難成大業)'는 말이 있다"며 "미래의 변화를 내다보고 우리의 역량을 어디에 집중할 것인지, 전략적인 맥을 잘 잡아야 한다"고 밝혔다.
허 회장은 "모든 것을 잘 하겠다는 것은 모두 다 적당히 하겠다는 말과 같다"면서 "우리의 현재 역량을 냉철히 분석하고 평가해 집중적으로 육성할 분야와 축소하거나 버려야 할 분야를 가려내는 전략적 의사 결정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이어 "그래야만 어떤 경영환경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생존경쟁력'을 높이고 미래 사업기회를 포착할 수 있는 '성장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허 회장은 "현재 잘하고 있는 분야를 더욱 발전시키고 미래의 사업기회와 융합해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1등을 할 수 있는 제품과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가야한다"고 강조했다.
◇ 한진 블록딜 성공…지주사 전환 청신호 = ㈜한진이 지난 16일 보유 중이던계열사 대한항공 지분 7.95%(579만2천627주)를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전량 처분하면서 한진그룹의 지주사 전환 작업에 청신호가 켜졌다.
매각 가격은 전날 대한항공 주식의 종가인 주당 3만9천450원을 기준으로 4.4%할인율이 적용된 3만7천700원이다.
앞서 한진은 지난 8일 자사가 보유한 대한항공 지분 전량을 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하려 했으나 중국증시 폭락 사태로 불발됐다가 이번에 매각에 성공해 총 2천169억원을 손에 쥐게 됐다.
한진그룹은 '㈜한진→한진칼→정석기업→㈜한진'의 순환출자 고리를 '총수일가→한진칼→정석기업·대한항공·㈜한진'의 수직구조로 전환하는 중이다.
이번 거래도 한진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한진그룹은 2013년 8월 투자사업을 총괄하는 한진칼[180640]과 항공운송사업을담당하는 대한항공으로 인적분할하면서 지배구조 개편작업에 착수했고 유예기간 2년이 끝나는 이달 말까지 대부분 작업을 완료해야 한다.
이제 한진그룹이 지주사로 전환하는 데에는 내년 11월까지 한진해운[117930]의8개 자회사의 지분을 처분하는 절차만 남겨두고 있다.
◇ 금호 '상표권 분쟁'서 동생 금호석화 승리 = '금호' 상표를 놓고 벌어진 형박삼구 금호아시나아그룹 회장 측과 동생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측간 분쟁에서법원이 동생의 손을 들어줬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2부(이태수 부장판사)는 17일 금호산업이 금호석유화학을 상대로 낸 상표권 이전 등록 등 청구 소송에서 모두 이유없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금호 오너 일가는 창업주인 고 박인천 회장의 셋째 아들 박삼구 회장, 넷째 아들 박찬구 회장 형제의 불화로 2010년 금호아시아나그룹과 금호석유화학으로 쪼개진이후 현재까지 상표권 맞소송 등 분쟁을 이어왔다.
금호아시아나 측은 지난 2013년 9월 '형식상 공동 상표권자로 등록된 금호석화의 상표권 지분을 실제 권리자인 금호산업으로 이전하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이날 재판부는 금호석화에게 '금호' 상표지분이 이전되기 이전에 금호산업이 상표의 권리자임을 인정할 아무런 문서가 작성된 바 없다며 금호아시아나 측의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판결과 관련해 금호아시아나 측은 "판결문을 송달받는 대로 면밀한 법률적 검토를 거쳐 상급법원인 고등법원에 항소를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 박서원의 오리콤, 한컴을 품다 = 두산그룹 계열 광고회사 오리콤[010470]은한화[000880]그룹 계열 광고회사 '한컴' 발행 주식 전체를 240억원에 매입한다고 지난 14일 공시했다.
그룹 계열 광고회사 간 주식 매매는 이번이 처음이다.
오리콤은 "변화하는 광고환경과 패러다임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선언했던 'IMC(Integrated Marketing Communication) 아이디어 그룹'에서 종합 콘텐츠 그룹으로 가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며 "한컴 인수를 통해 다양하고 풍부한 종합 콘텐츠 그룹으로서 외형과 내실을 갖출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컴은 1983년 출범했으며 작년 업계 취급액 순위 9위였다. 특히 굵직한 스포츠행사나 국가 행사를 기획·진행하는 등 BTL(Below The Line) 부문에서 뛰어난 성과를 내고 있다.
업계 톱10 위치에서 경쟁 관계에 있던 두 회사의 만남으로 오리콤은 중대형에서대형 광고회사로 발돋움하게 됐으며 업계 톱5 진입을 기대하고 있다.
오리콤은 향후 박서원 CCO를 주축으로 '종합 콘텐츠 그룹'으로 거듭나기 위해다양한 콘텐츠 영역의 회사를 발굴, 추가 인수 및 제휴를 추진할 계획이다.
박서원 COO는 두산그룹 박용만 회장의 장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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