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2년반 넘게 자숙하며 성실 복역"…CJ "경제 위기극복 차원서 환영"
박근혜 대통령이 13일 국가발전과 국민대통합을 위해Ǝ·15 사면'이 필요하다며 수석비서관에게 검토를 지시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재계에서는 "어려운 경제상황 속에서 매우 고무적인 일"라며 즉각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전경련 고위 관계자는 "재계에서는 광복 70주년을 맞아 옥중에 있는 기업인들이사면을 받고 경제 살리기에 참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다른 경제단체들과 함께탄원서 제출 등도 검토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재계는 지난 9일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긴급 간담회를 연 뒤 채택한 '경제난 극복을 위한 기업인 공동 성명'에서 기업인들에 대한 사면이나 가석방을 요청한 바 있다.
30대그룹 사장단 명의로 발표된 이 성명서에는 "광복 70주년을 맞아 경제위기극복을 위한 국가적 역량을 총집결하기 위해서 실질적으로 투자를 결정할 수 있는기업인들이 현장에서 다시 경제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시기를 간곡히 호소드린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재계의 공동 성명은 최태원 SK[003600]그룹 회장과 이재현 CJ[001040] 회장, 구본상 LIG넥스원 전 부회장 등을 거론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 기업인 외에 집예유예가 확정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도 사면 대상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해당 그룹들은 박 대통령의 사면검토 지시을 내심 반기면서도 공식적인입장 표명을 자제한 채 여전히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SK그룹 관계자는 "(최태원 회장이 사면) 대상이 될지 안될지 모르지만 이러쿵저러쿵 언급하는 것 자체가 적절치 않다"면서 "2년6개월 이상 자숙하면서 묵묵히 성실하게 수형 생활을 해왔는데 괜한 오해를 살까봐 걱정돼 말을 아낄 수밖에 없다"고말했다.
최 회장은 횡령 혐의로 징역 4년형을 선고받고 2013년 1월 말부터 복역중이다.
가석방은 징역 또는 금고의 형을 선고받고 형기의 3분의 1을 채운 모범 수형자가대상이다. 따라서 최 회장은 가석방 요건을 이미 갖췄다.
최 회장은 건강상태가 다소 좋지 않지만 수감 생활을 하는데는 큰 무리가 없는것으로 전해졌다.
SK그룹은 총수의 부재로 수조원의 투자가 필요한 대규모 인수합병 프로젝트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지 못하는 한계를 절감하며 최 회장의 복귀를 고대하고 있다.
CJ그룹은 일단 "재계의 일원으로서 경제 위기 극복 등의 차원에서 기업인들의 사면이 적극 검토되는 것은 환영할만한 일"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재현 회장의 경우 현재 형이 확정된 상태가 아니라 건강상의 이유로 구속집행정지 상태에서 상고심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전례상 당장 사면 대상에 포함될 수 있을지 그룹 내부에서조차 확신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횡령과 배임·탈세 혐의로 기소된 이재현 회장은 지난해 9월 2심에서 징역 3년형을 선고받고 상고해 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그는 만성 신부전증으로 신장 이식수술을 받았으나 건강이 회복되지 않아 구속집행정지 상태에서 입원치료를 받고 있다.
구본상 전 부회장도 특경가법상 사기 혐의로 기소돼 작년 7월 징역 4년을 확정받고 3년 가까이 복역 중이다.
재계 관계자는 "엔저와 중국의 경기둔화, 그리스 채무불이행 사태 등 외부 악재에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까지 겹쳐 우리 경제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런 위기 상황에서 기업들에 대한 사면 조치가 경제에 새로운 활력으로 작용할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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