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주간 재계이슈> 고개 숙인 삼성사장단

입력 2015-06-20 09:00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삼성 사장단이 한없이 고개를 떨궜다. 삼성서울병원이 총체적 부실관리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산의원인을 제공했다는 비난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 18일 병원내 민관합동대책본부를 찾아 사과의 뜻을 밝혔고 삼성 사장단은 지난 17일 사장단협의회 직후 국민에게 송구하다는 뜻을 전했다.



이런 와중에 삼성은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와 법정에서 치열한 공방을 벌여야 했다.



◇ 삼성-엘리엇 법정공방 = 삼성물산[000830]-제일모직[028260] 합병에 반기를든 엘리엇과 삼성물산이 법정에서 맞닥뜨렸다.



지난 19일 서울중앙지법에서는 엘리엇을 대리한 법무법인 넥서스 변호사들과 삼성을 대리한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삼성의 우군인 KCC[002380]를 대리한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들이 대거 출동해 법리다툼을 펼쳤다.



엘리엇이 지난 9일과 11일 주총 소집·결의금지와 삼성물산 자사주 처분금지 가처분 신청을 잇달아 제기해 열린 심문이다.



엘리엇 대리인은 "삼성 오너일가의 지배권 승계작업을 원활하기 위한 목적이자수단으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을 합병하려 한다"며 공세의 포문을 열었다.



엘리엇 측은 "삼성은 오너 일가가 순환출자 방식으로 삼성전자[005930]를 지배하는 형국인데 삼성물산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4.1%는 오너일가가 어떤 형태로든확보해야만 하는 것"이라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이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불공정 합병과 수직계열화 구조를 통해 삼성전자를 지배하려는 목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삼성물산은 "주가는 시장의 종합 평가가 반영된 객관적 가치이며 합병비율이 주가를 따르는 건 법에 명확히 규정된 것일뿐만 아니라 따르라는 명령이다. 그렇지 않으면 각종 규제를 받게 된다"고 반박했다.



삼성 측은 "신청인(엘리엇)의 악의적인 주주권리 행사는 반려돼야 한다"면서 "중간배당을 통해 주식자산을 다 빼가서 삼성물산을 껍데기로 만들려는 것"이라고 역공을 펼쳤다.



재판부는 오는 25일까지 양측 주장을 담은 서면을 추가로 검토한 뒤 7월1일까지이번 가처분 사건에 대한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 이재용·삼성사장단 "메르스 확산 송구"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18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가 대규모로 발생한 삼성서울병원 내 민관합동메르스대책본부를 찾아 메르스 확산을 제대로 방지하지 못한 점과 병원 소속 의사의부적절한 발언에 대해 사과의 뜻을 전했다.



이 부회장은 의료진과 직원들에게 "삼성서울병원이 메르스 사태를 끝까지 책임지고 빨리 해결하자"고 당부했다.



앞서 삼성그룹 사장단도 지난 17일 서초사옥에서 열린 사장단협의회 직후 내부반성과 함께 국민에게 송구하다는 뜻을 밝혔다.



삼성 관계자는 "사장단 논의에서는 '고개를 못들 정도로 부끄럽고 참담한 심정이다', '깊이 반성하고 국민 앞에 송구하기 그지없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전했다.



삼성 사장단은 메르스 사태의 빠른 수습을 위해 삼성서울병원은 물론 그룹의 모든 역량을 동원해 지원에 나서는 방안도 논의했다.



◇ 현대차, 중국 충칭서 제5공장 착공…내륙공략 '가속' = 현대차[005380]는 오는 23일 중국 충칭시에서 제5공장 착공식을 연다. 착공식에는 정몽구 현대차그룹회장이 참석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충칭시 량장신구 국가경제개발구역에 들어서는 충칭공장은 연산 30만대 규모로,200만㎡ 부지에 프레스와 차체, 도장, 의장, 엔진공장이 27만4천㎡ 규모로 건립된다. 2017년 완공되면 중소형 차량과 중국 전략 차량을 양산한다.



현대차가 충칭에 공장을 짓는 것은 중국 중서부 지역 공략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인구 3천만 명에 면적이 한국의 83%에 달하는 충칭시는 두자릿수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며 중국 내륙 개발의 대표 거점으로 꼽힌다. 정 회장은 충칭에 공장을세우려고 중국 정부의 요구를 반영해 허베이성 창저우시에 4번째 공장까지 지었다.



현대차는 창저우 4공장과 충칭 5공장이 모두 완공되는 2017년에는 현대차 171만대, 기아차[000270] 89만대 등 중국에서 총 260만대의 생산능력을 확보해 폴크스바겐, GM 등과 선두경쟁을 벌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 전병일 대우인터 사장 사퇴…포스코 내부 갈등 일단락 = 미얀마 가스전 매각문제를 놓고 포스코그룹 수뇌부와 마찰을 빚은 전병일(60) 대우인터내셔널[047050]대표이사 사장이 지난 16일 결국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에 따라 미얀마 가스전 매각 문제로 불거진 포스코그룹의 내부 갈등도 일단락됐다는 평가이다.



포스코그룹 계열사인 대우인터내셔널은 이날 이사회를 열어 전병일 사장 후임으로 최정우 부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전 사장은 이날 오후 '보도자료'를 배포, "그룹과 회사 그리고 임직원 및 주주를 포함한 모든 이해 관계자들에게 가장 미래지향적이며 대승적 방향이 무엇인가를깊이 고민한 끝에 제가 이 자리를 물러나는 용단이 조속한 사태 수습의 방안이라고생각한다"고 밝혔다.



전 사장은 "미얀마 가스전의 분할·매각 검토는 이제는 더 이상 추진하지 않는것으로 내부정리가 됐음에도 불구하고 외부에서는 아직도 항명, 내분, 해임 등 적잖은 파장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이번 일을 전화위복으로 삼아 전 임직원이 합심해 그룹과 회사의 융합과화합이 더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갈 것을 기대한다"며 "격려와 응원을 보내주신 임직원께 감사하고 새로 선임될 대표이사가 회사를 국내 제1의 종합상사를 넘어 세계적인 종합사업회사가 될 수 있게 이끌어주길 기원한다"고 했다.



지난달 그룹 구조조정을 주도해 온 포스코 가치경영실이 대우인터내셔널의 미얀마 가스전을 매각 대상으로 검토해온 사실이 외부에 공개되자 전 사장은 미얀마 가스전 매각은 득보다 실이 크기 때문에 매각해서는 안된다는 취지의 글을 사내게시판에 올렸다.



전 사장의 공개적 의견 표명으로 논란이 커지자 포스코그룹 수뇌부는 가스전 매각 관련 문서가 대우인터내셔널을 통해 외부로 유출되고 부적절한 사후 대처로 논란을 확산시킨 책임을 물어 전 사장을 경질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한 뒤 자진 사퇴를요구해 왔다.



◇ 포스코, 사우디 합작사업 결실…1조2천400억원 유치 = 포스코[005490]가 지난해부터 추진해온 포스코건설 지분 매각과 사우디아라비아 건설 합작사업이 결실을보게 됐다.



포스코[005490]는 지난 15일 인천 송도 포스코건설 본사에서 포스코건설 지분 38%를 1조2천400억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사우디 국부펀드인 퍼블릭인베스트먼트펀드(PIF)와 체결했다고 밝혔다.



매각 주식은 포스코가 보유한 1천80만주(26%)와 포스코건설이 발행할 신주 508만주(12%) 등 총 1천588만주(38%)다.



지분 매각 후에도 포스코는 지분 52.8%를 보유해 포스코건설의 최대주주 지위를유지하며 PIF는 2대 주주가 된다.



포스코건설 경영에는 PIF가 선임한 2명의 이사가 참여하게 되고 양측은 합작 건설사를 설립해 사우디 정부가 발주하는 철도, 호텔, 건축 등 현지 주요 건설사업에공동으로 진출하기로 했다.



계약서에는 권오준 포스코 회장과 압둘라만 알 모파디 PIF 총재가 직접 서명했다.



권 회장은 "먼 여행을 떠나기 전 올바른 동반자를 선택한다"는 아랍 속담을 인용하면서 "한국은 '코리아'라는 이름을 고려시대 이곳 송도에서 불과 50km 떨어진예성강 하구 벽란도에 온 아랍상인들을 통해 서양에 알렸는데 이번에 한국과 사우디가 함께 미래를 열 수 있게 된 것도 양국 간 1천 년이 넘는 역사적 교류가 있었기에가능했다"며 역사적 배경과 의미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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