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특사 논란에 총수사면 기대한 재벌기업들 '촉각'

입력 2015-04-28 12:09
고(故)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에 대한특별사면 논란이 불거지면서 총수 사면을 기대해온 재벌 기업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28일 "경제인 특별사면은 납득할만한 국민적 합의가 있어야 가능하다"는 원칙을 재확인함에 따라 기업들은 향후 사면 논의가 어떻게 진행될지 우려 섞인 시선으로 지켜보고 있다.



성완종 리스트 파문과 방산비리, 포스코 사건 등 대형 수사가 잇따라 진행되면서 재벌 총수와 대기업에 대한 여론이 결코 우호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총수 부재가 장기화하는 SK그룹, J그룹 등은 그룹 경영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2013년 1월 횡령 혐의로 기소돼 지난해 2월 징역 4년형이확정돼 2년 3개월째 복역 중이다. 동생인 최재원 부회장도 징역 3년6월이 확정돼 수감생활을 하고 있다.



SK그룹은 내부적으로 석가탄신일 혹은 광복절 특사에 희망을 걸어왔다. 애초 성탄절·설 특사나 3.1절 특사를 기대했으나 지난해 12월 '땅콩 회항' 사건과 함께 반재벌 정서가 확산하면서 물거품이 된 상태다.



현재 분위기로는 특사뿐만 아니라 법무부 장관의 권한인 가석방도 쉽지 않다는관측이 강하다. 최 회장은 형기 3분의 1을 채워야 하는 가석방 요건을 이미 충족했으며 재벌 총수로서는 역대 최장기 복역 중이다.



SK그룹 관계자는 "최 회장이 하루라도 빨리 나오기를 바라고 있는데, 이런저런사건이 터져서 내부적으로는 착잡한 분위기"라고 말했다.



SK그룹은 최 회장의 장기수감에 따른 경영공백으로 주요 계열사의 실적이 악화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나마 SK하이닉스가 실적 호조를 이어가고 있지만, 그룹 주력 계열사인 SK이노베이션과 SKK텔레콤 등은 지난해 실적 악화에 시달려야 했다.



현재 SK그룹은 전문경영인으로 구성된 '수펙스추구협의회'를 통해 운영되고 있지만, 인수합병(M&A) 등 주요 경영사항 결정 때는 총수 공백의 한계를 드러내기도했다. 대표적인 사례로 SK네트웍스의 KT렌탈 인수 무산을 들 수 있다.



최근 SK그룹이 '옥중 경영'이라는 비판을 감수하면서도 SK C&C와 SK㈜를 합병키로 한 것도 그룹의 지배구조 관련 이슈를 하루빨리 털어내 그룹의 위기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위기의식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재현 회장이 구속수감된 CJ그룹도 부정적인 영향이 미칠지 우려하는 분위기다.



CJ그룹 입장에서는 당장은 상고심 결과에 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별사면의 경우 상고심이 끝나고 형이 확정돼야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CJ그룹 관계자는 "현재 상고심이 진행 중으로 형 확정자를 대상으로 하는 사면과 (이재현 회장은) 무관하다"며 "재판에 성실하게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앞서 횡령·배임·탈세 혐의 등으로 2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상고했다.



하지만, 만성 신부전증이 있던 이 회장은 현재 고혈압·저칼륨증·단백뇨 증상등이 나타나고 몸무게가 50㎏ 초반대까지 줄면서 형 집행정지를 신청했으며 법원이 이를 받아들여 올해 7월 21일까지 구속집행정지 결정을 내렸다.



이외에도 2012년 사기성 기업어음(CP) 발행 혐의로 구속된 구본상 전 LIG넥스원부회장은 징역 4년형을 받고 800일 넘게 수감 중이다. 구 전 부회장 역시 가석방 요건을 모두 채운 상태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인이 충분히 죗값을 치렀다고 판단되면 이후 사회에 복귀해사회경제에 대한 기여를 통해 나머지 죗값을 치르도록 하는 것도 국가 경제 차원에서는 더 낫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과거에도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활동을 지원하도록 하기 위해 이건희 회장에 대한 '원포인트' 사면이 있었다"면서 "성완종 전 회장의 사면 논란과 다른 재벌 총수들의 사면을 같은 연장 선상에서 보면 안 된다"고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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