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의 철저한 승계절차가 파벌·잡음 없애"

입력 2015-04-27 06:00
친칸 밀레 회장 인터뷰…"한국은 작지만 중요한 시장""삼성·LG와 경쟁이 목표 아냐…프리미엄 브랜드로 앞서나갈 것"



독일의 프리미엄 가전회사 밀레는 1899년 친칸가문과 밀레 가문이 공동으로 설립했다.



친칸 가문과 밀레 가문이 번갈아 가며 기술 부문과 경영부문 대표를 맡아가며가족 경영 체제를 이어오고 있다.



특히 독특한 후계자 승계 방식으로 유명하다.



양 가문에서 수십명이 경합을 거쳐 최종 후보에 선정되면 4년 이상 다른 회사에서 경영 실무를 쌓아야 한다. 이후 업무 능력 시험과 최종 면접을 거쳐 후계자로 선정된다.



밀레의 이같은 승계 방식은 조현아 전 대한항공[003490] 부사장의 땅콩 회항 사건으로 국내 재벌 3∼4세들의 경영행태와 도덕성이 도마 위에 오르자 이에 대비되는사례로서 자주 인용되기도 했다.



라인하르트 친칸 밀레 경영부문 회장은 이같은 엄격한 승계절차에 따라 지난 1999년 회장직에 올랐다.



24일(현지시간) 몰타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열린 'IFA 글로벌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한국 취재진과 만난 친칸 회장은 이같은 후계자 선정방식이 가진 장점을 묻자"(승계에 대한) 이견이나 의혹이 전혀 없다. 경영진 내부에서도 파워 게임 같은 것은 나타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오너가에서 경영진을 배출하는 것은 한국의 재벌기업과 대동소이하지만 내부 경쟁과 외부 평가를 거쳐 능력을 검증받는 점이 투명하고 공정한 회사 경영이라는 성과로 나타난다는 점을 에둘러 표현한 셈이다.



친칸 회장은 한국에 대한 호감을 숨기지 않을 뿐만 아니라 실제 한국을 자주 찾는 해외 유명 경영인이기도 하다.



"김치를 빼고는 한국 음식을 다 좋아한다"고 말한 친칸 회장은 오는 7월 밀레코리아 1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다시 방한할 예정이다.



친칸 회장은 "한국과 독일은 사고방식이나 일하는 방식 등에서 공통점이 많아한국과 한국 기업을 좋아하고 존경한다"면서 "올해 7월을 포함해 두 차례 정도 한국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그는 "한국 사람들은 브랜드를 중시하는데 밀레는 최고의 프리미엄 브랜드"라며"그런 측면에서 한국은 작지만 중요한 시장이다"고 평가했다.



실제 밀레는 유럽과 북미 부유층을 겨낭한 최고급 빌트인 주방가전 '제너레이션6000 시리즈'를 지난해 하반기 한국 시장에도 내놓은 바 있다.



한국 소비자들이 저렴한 가격을 이유로 밀레의 진공청소기 등을 직구하는 현상을 예로 들며 가격 인하 가능성을 묻자 "밀레는 프리미엄 브랜드에 맞는 소비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정식 매장에서 구입했을 때의 혜택을 감안한다면 (직구에비해) 큰 차이는 없다"면서 "프리미엄 브랜드는 가격만으로 판단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프리미엄 가전업체로서의 탄탄한 입지를 가진 밀레는 동유럽과 러시아를 비롯한신흥국의 통화가치 하락에도 불구하고 이번 회계연도(2014년 7월∼2015년 6월)에 3%대의 성장을 이룰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삼성전자나 LG전자[066570] 등 한국 기업이 밀레의 안방인 유럽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해 나가는데 대해 그는 "한국 기업들은 경쟁력이 있고 업계의 선두주자들"이라며 "앞으로 점유율을 더욱 높여 나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TV와 세탁기, 휴대전화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제품을 생산하는 한국 기업들에 비해 밀레는 가전분야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에 일괄적인 비교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삼성이나 LG와의 경쟁이 우리의 목표가 아니며 경쟁사들을 감안해 제품을출시하지도 않는다"면서 "프리미엄 브랜드로서 다른 업체들보다 한발짝 더 나가는것이 우리의 진정한 목표"라고 밝혔다.



pdhis959@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