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게인 2010!' 일본자동차 닛산의 상위 브랜드인 인피니티의 플래그십(최고급) 세단 Q70은 2005년 인피니티 브랜드의 국내 시장 진출과 함께 M35라는 이름의 2세대 모델로 처음소개된 차다.
이후 2010년 3세대 완전 변경 모델로 바뀌며 M37로 이름이 바뀐 뒤 인피니티가이름 체계를 개편함에 따라 작년부터 현재의 이름인 Q70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2010년 3세대 모델 출시 당시 1천283대, 이듬해 879대가 팔리는 등 큰 인기를끌다가 점차 판매량이 감소, 작년에는 고작 100대가 팔리는 데 그친 이 차가 5년 만에 새 디자인을 입고, 안전사양과 승차감을 보강한 '더 뉴 인피니티 Q70'이라는 3세대 부분변경 모델로 다시 태어났다. 새로운 모델이 2010년의 영광을 재현하기를 바라는 염원과 함께 말이다.
작년 첫선을 보인 중형 스포츠세단 Q50의 폭발적인 인기에 힘입어 일본차 브랜드 가운데 나홀로 질주한 인피니티는 새로워진 Q70의 가세로 올해 럭셔리카 시장에서도 입지를 다진다는 전략이다.
인피니티는 올해 판매 목표를 작년보다 10%가량 증가한 3천대로 잡은 가운데 Q70은 매달 50대를 판매, 연간 판매량 600대를 달성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기쿠치 다케히코 한국닛산 대표이사는 "신형 Q70은 디자인, 퍼포먼스, 감성품질, 편의, 안전기술에 이르기까지 브랜드의 핵심 가치를 집약한 플래그십 세단"이라며"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 등 5감에 공감과 영감까지 더해 ƍ감 만족'을 느낄수 있을 것"이라고 신차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신형 인피니티 Q70을 지난 10일 제주도 일대에서 타봤다.
기자에게 배정된 차량은 미국 자동차 전문지 워즈오토가 세계 10대 엔진으로 뽑은 3.7ℓ VQ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337마력, 최대토크 37.0㎏·m의 힘을 내는 가솔린 모델 뉴 Q70 3.7 가운데 기본 차급인 스타일(5천750만원) 흰색 차량이었다.
땅을 박차고 뛰쳐나가는 맹수에서 디자인 영감을 얻었다는 설명처럼 후드 부분은 길게 빼고, 꽁무니는 짧게 올려붙여 첫인상은 전체적으로 날렵하고, 역동적인 느낌이었다.
내부는 E-세그먼트 가운데 가장 크다는 업체측 귀띔대로 성인 남자 5명이 타도거뜬할 만큼 공간이 여유롭다. 전통 옻칠 기법으로 수제작된 우드 트림, 천연가죽과천연 가죽의 물성을 본뜬 특허받은 인조가죽 등으로 이뤄진 실내는 고급 가구같은분위기를 풍겼다.
시동을 걸고 제주도 중문관광단지의 롯데호텔을 출발해 한라산국립공원의 성판악휴게소를 거쳐 한라산 중턱에 자리한 본태박물관까지 약 65㎞를 1시간 10분에 걸쳐 몰아봤다.
한라산길에 접어들기 전까지는 차가 드문 직선 주로라 엑셀을 힘껏 밟아봤다.
두 사람이 탄 상태로 7초에 채 못미치는 찰나에 속도계 바늘이 가뿐히 100까지 올라갔다. 시속 150㎞에서도 핸들이 떨리는 느낌이 전혀 없이 힘차게 질주한다.
한라산에 접어들며 꼬불꼬불한 곡선 주로가 쉴 새 없이 이어지는 가운데 세찬바람 속에 옅은 눈발까지 날리는 기상 조건이었으나 코너링 때 한쪽으로 쏠리는 감없이 차체는 안정감을 유지했다. 제작사측은 승차감을 위해 무게를 52대48의 비율로맞춰 급회전 등의 상황에서 차체가 더 안정적이라고 설명했다.
빠르게 달려도 노면 소음이나 풍절음은 크게 의식되지 않는 수준이었다. 인피니티는 강성을 높인 새로운 휠을 적용해 노면 소음 차단도를 높이고, 차체 중앙 터널부분을 중심으로 방음재와 흡음재를 보강하는 한편 뒷선반, 적재공간에도 흡음재,진동 흡수 물질 등을 추가해 소음과 진동을 대폭 줄였다고 밝혔다.
이밖에 차량 곳곳에 설치된 보스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입체적 음향과 도쿄대연구진과의 협업으로 개발된 포레스트 에어 시스템에서 나오는 상쾌한 바람은 운전의 즐거음을 더해줬다. 이 시스템은 스트레스 경감 물질인 피톤치드를 발산한다고하는데, 이를 눈으로 직접 확인할 길은 없었으나 새차에서 으레 나기 마련인 화학물질 냄새는 전혀 감지할 수 없었다.
바로 앞차는 물론 앞차의 앞차까지 상대적인 속도와 거리를 계산해 위험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하는 전방추돌예측경고시스템, 이동물체 감지 기능이 내장된 어라운드뷰모니터 기능 등 새롭게 추가된 첨단 안전 기술은 아쉽게도 이번 운전에서는 진가를 발휘할 기회가 없었으나 존재 자체만으로도 운전에 대한 부담감을 상당히 덜어주는 효과가 있었다.
주행감 뿐 아니라 미세한 다른 감각까지도 고려하며 차별화를 꾀한 인피니티의전략이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Q70이 BMW 7시리즈, 벤츠 E-클래스 등 터줏대감이버티고 있는 수입차 E-세그먼트 시장에서 과연 어느 정도의 소비자 공감을 끌어낼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ykhyun14@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