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일 쌍용차 사장 "박수칠 때 떠난다"

입력 2015-01-21 14:30
3월 주주총회서 대표이사직 용퇴



이유일(72) 쌍용자동차 사장이 6년 만에 쌍용차[003620] 대표이사직에서 용퇴한다.



이유일 사장은 21일 서울 여의도 마리나서울에서 열린 쌍용차 신차 티볼리 시승행사 도중 기자들과 만나 3월 예정된 쌍용차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날것이라고 밝혔다.



이유일 사장은 13일 개최된 티볼리 신차 발표회에서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 그룹의 아난드 마힌드라 회장이 강한 믿음을 표현한 바 있어 다시 한번 연임될 것이라는 시장의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마힌드라 회장은 당시 쌍용차 해고 노동자의 복직 문제에 대한 질문을 받자 "우리가 투자한 현지 경영진을 믿고, 그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따르는 것이 우리의 방침"이라며 "우리는 쌍용차를 법정관리에서 졸업시킨 이유일 사장과 그의 지칠 줄 모르는 노력을 통해 쌍용차가 재기에 성공했다고 본다"고 말한 바 있다.



현대자동차 북미법인 사장과 해외법인 사장 등을 역임하며 30년 동안 현대차에몸담은 이유일 사장은 쌍용차가 법정관리에 들어간 2009년 2월 법정관리인으로 선임되며 쌍용차와 처음 인연을 맺었다. 이후 2011년 쌍용차를 인수한 마힌드라에 의해최고경영자(CEO)로 선임된 뒤 현재까지 쌍용차를 이끌어왔다.



이 사장은 "티볼리는 쌍용차가 마힌드라에 인수된 뒤 처음 선보이는 신차"라며"티볼리가 성공적으로 시장에 출시된 이 시점이야말로 대표라는 무거운 책임을 내려놓기 적절한 때"라고 말했다.



그는 "쌍용차로서는 이제 새로운 회사로 탈바꿈하는 중대한 시기라 좀 더 젊은경험과 노하우가 필요하다"며 "새로운 인물이 와서 분위기를 일신할 필요가 있다"고용퇴를 결심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사실 일흔이 넘은 나이에 5천명 넘는 회사를 이끄는 게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압박감이 상당하다"며 "이미 재작년 연임할 때부터 마힌드라 회장에게 올해는 대표이사직에서 반드시 물러날 것임을 누차 이야기했고, 가족의 가치를 중시하는 마힌드라 회장도 이에 수긍했다"고 덧붙였다.



이 사장은 그러나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 후에도 회사를 완전히 떠나지는 않을것이라고 밝혀 고문이나 이사회 의장 등 또 다른 직책을 맡아 쌍용차 발전에 기여할수 있음을 시사했다.



쌍용차의 한 관계자는 이유일 사장이 실무에서는 손을 떼지만 그동안의 경험을살려 쌍용차의 미국 진출 등 글로벌 회사로 사세를 키워나가는 과정에서 모종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그는 "망해가는 자동차 회사를 살린다는 열정 하나로 쌍용차에 왔다"고 지난날을 회고하며 "현대기아차를 제외하고는 독자적으로 차를 개발할 수 있는 유일한 회사가 쌍용차로, 앞으로 작지만 더 강한 회사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사장은 "쌍용차는 한국 회사고, 한국 정서를 모르면 일을 할 수가 없다"며후임 사장으로 마힌드라 그룹이 인도인을 선임할 가능성은 없다고 못박았다.



한편, 그는 현재 사전 계약물량만 4천여대에 달하는 티볼리에 대해 작년 10월미니, QM3, 트랙스 등 동급 경쟁 차량과 비교 시승을 해봤다며 "내 자식이라 그런지수입차인 미니 컨트리맨보다 성능이 더 좋은 것 같다"고 기대감을 표현했다. 또 최근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부문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QM3는 "비교 상대조차 될 수 없다"며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ykhyun14@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