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 나주시대 개막…"균형발전 선도할 것"

입력 2014-11-30 09:00
대규모 이전 작업 마무리…전력산업 혁신단지화 추진



한국전력[015760]이 서울 삼성동 시대를 마감하고전남 나주로 본사를 옮겼다.



30일 한전에 따르면 1986년부터 28년간 삼성동에 자리잡고 있던 한전 본사는 최근 이전 작업을 모두 마무리하고 다음 달 1일부터 나주에서 새로 문을 연다. 개청식은 내달 중순께 지역 주민들과 함께 개최할 계획이다.



한전 본사의 나주행은 이동 직원 수 등을 감안할 때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 사례중에서 최대 규모에 해당한다. 매출과 자산규모 기준으로 때 한전은 호남에서 가장큰 기업이 된다.



몸집이 큰 공기업이다보니 본사 이전 작업 자체가 큰 사업이 됐다. 이사는 이달7일부터 23일간 진행됐고, 5t 트럭 835대가 동원됐다. 총 이사비용은 94억원이 들었다.



이사 과정에서 신경을 많이 쓴 것은 주요 설비의 안전한 이송이었다.



송변전 제어시스템과 내부 포털시스템 등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와 관련이 있는 1천228대의 서버는 충격흡수 장치가 탑재된 무진동 차량 30대를 동원해 옮겼다.



한전의 한 직원은 "전력 ICT 설비의 이전은 군사 작전을 방불케 할 정도"였다며"주말과 밤에 모의훈련을 몇차례 실시했고 실제 운송할 때에는 이동 구간별로 관할경찰청과 고속도로 순찰대의 호위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옮긴 한전의 새 본사 건물은 지하 2층, 지상 31층으로 6천750㎾ 규모의 신재생 에너지 설비를 보유하고 있는 에너지 생산형 빌딩이다.



연간 2천300만㎾h의 전력을 생산해 빌딩 에너지 자급률 42%를 달성한다는 게 한전의 목표다.



꼭대기층의 스카이라운지와 지상 1층의 디지털 도서관, 1천석 규모의 강당, 신재생 에너지 전시 시설 등은 지역 주민들에게 개방된다.



한전은 '나주 시대'에 새 출발을 한다는 의미를 부여했다. 부정부패나 부적절한관행이 있었다면 모두 버리고 조직을 쇄신해 세계 전력시장을 선도하는 초우량 공기업이 되겠다는 것이다.



조환익 한전 사장은 최근 임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한 곳에서 고인 물처럼 썩어져 가던 것, 고정관념과 편견 등 버릴 것은 과감히 버리고 새 출발을 하자"고 강조했다.



조 사장은 "한전이 나주에 뿌리를 내리고 지역 상생을 통해 국내 최대 공기업으로서 국가 균형발전을 선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전은 나주 이전을 계기로 에너지 신산업을 일으켜 광주·전남권의 경제에 활력을 제공하고 국가 균형 발전에 이바지하겠다는 계획이다.



그 일환으로 전력산업에 특화된 창조경제 혁신 구역인 '빛가람 에너지밸리'를조성할 예정이다. 에너지 신산업 분야에 속한 기관들의 집적 단지다.



이와 관련해 한전은 한전KPS나 한전KDN 등 전력 그룹사와 함께 산학연 연구개발분야에 100억원 이상을 투자하고 신재생 에너지와 에너지저장장치, 전기차 등 유망신산업 분야에서 사업 아이디어를 발굴해 나가기로 했다.



아울러 지자체와 함께 에너지 관련 기업 100개를 이 지역에 유치한다는 목표도세웠다. 중소기업과 함께 에너지 신산업 분야의 제품 개발에서부터 수출까지 협력하는 상생형 사업 모델을 구축해 강소기업 육성에도 힘을 쏟기로 했다.



prayerahn@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