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산에서 시작된 삼성·한화 '빅딜' 석유화학까지 확대>

입력 2014-11-26 11:23
대기업간 빅딜로서는 외환위기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한 이번 삼성·한화간 거래는 처음에는 방산 사업을 키우려는 한화[000880]의 의지에서 시작했다.



그룹의 모태이기도 한 방산사업에서 업계 3위인 한화그룹은 매년 경영계획에 방산 1위 도약의 목표를 내걸었을 정도로 방산사업의 역량 확보와 경쟁력 강화에 관심이 컸다.



한화는 방위산업의 미래 환경이 네트워크 중심으로 발전하며 지휘통제, 감시정찰과 함께 유도무기 체계의 핵심 역량을 갖춘 유도무기 사업자가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판단했다.



한화는 이런 유도무기 체계에 있어서 기존 탄두, 구동, 추진체에서 강점을 갖고있었으나 탐색부(센서) 역량이 부족했다.



이런 와중에 한화는 김승연 회장이 집행유예로 풀려난 무렵인 올해 4∼5월께 삼성측에 탐색부 부문에 강점을 갖고 있던 삼성테크윈[012450] 인수의사를 타진하기에이르렀다.



삼성테크윈 인수를 통해 유도무기 체계의 수직계열화를 완성하자는 취지였다.



아울러 삼성테크윈이 첨단 무기체계로 떠오른 로봇 개발능력과 함께 지휘통제 및감시정찰 기능에 핵심적인 영상보안장비 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점은 금상첨화였다.



마침 사업재편 과정에 있던 삼성측도 한화의 인수제안 협상을 마다하지 않았다.



하지만 복잡하게 얽힌 삼성 계열사들의 지분구조가 문제가 됐다. 삼성테크윈이방산 전자장비를 생산하는 삼성탈레스 지분 50%를 갖고 있었을 뿐 아니라 삼성종합화학의 지분 23.4%도 보유하고 있었던 것이다. 여기에 삼성종합화학은 또 삼성토탈의 지분 50%를 갖고 있었다.



최근 석유화학 사업에서 고전해온 삼성은 삼성테크윈에 더해 삼성종합화학과 삼성토탈 등 비주력 사업을 매각할 수 있는 기회라고 봤다.



그렇지만 한화의 체력으로는 이들 모두를 한꺼번에 인수하기는 부담이었다.



한화는 이들 4개사의 사업 영역을 종합 검토한 결과 한화의 사업들과 영역이 크게 중첩되지 않아 인수시 시너지효과가 나올 가능성이 크고 인수대금 분납시에는 재무적 부담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특히 석유화학 산업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방안으로 삼성의 석유화학 사업을인수,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라는 내부 판단도 섰다.



결국 6개월여간의 협상 끝에 4개사 모두를 한꺼번에 인수하는 것으로 협상이 타결됐다.



두 그룹 모두 서로 경쟁 관계이거나 견제 대상이 아니라는 점도 빅딜 성사에 한몫했다.



재계 관계자는 "방위사업의 핵심역량 강화를 위해 한화측의 제안으로 시작된 이번 딜은 두 그룹 모두 '선택과 집중' 전략에 기반해 중장기 사업구조 재편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진행돼 속도가 빨랐던 편"이라고 말했다.



jooho@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