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준대형급 차량 판매 대수가 작년 동기 대비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완성차 5개 업체의 지난달 자동차 판매량은 10만863대로 작년 10월보다 1.7% 증가했다.
차급별로 보면 준대형 차량은 9천379대로, 작년 10월(1만587대)보다 11.4% 줄어전체 차급 가운데 소형차와 함께 감소폭이 가장 컸다.
이는 최근 운전자들이 고급차를 선호하면서 중형차급의 잠재수요가 이동해 준대형차 판매량이 증가하던 추세와는 반대되는 흐름이다. 올해 9월에도 준대형차 판매량은 작년 동월 대비 7.0%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현대차[005380]의 전륜구동형 준대형급 신차 아슬란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달 말 출시된 아슬란은 10월 판매 실적에서는 239대로 잡혔지만, 사전계약대수는 2천850대에 이르고 있다. 사전계약분은 11월부터 판매 실적에 반영된다.
이에 따라 후륜구동에 싫증을 느끼면서도 고급사양을 선호하는 준대형차 잠재수요가 아슬란으로 이동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차 관계자는 "아슬란은 기업들의 연말 임원 승진 인사에 맞춰 상무급 이상임원들에게 제공할 업무용 차량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며 "현재 법인 판매 비율이 36.8%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아슬란 출시 전 우려됐던 모델 간 상호 간섭 효과도 나타났다. 아슬란은그랜저와 제네시스 사이급 모델로, 그랜저의 수요가 아슬란으로 일부 이동한 것으로보인다.
실제로 그랜저는 지난달 7천169대가 팔려 작년 동기 대비 11.7% 줄었다. 같은차급인 기아차[000270]의 K7도 모델 노후화 등의 영향으로 1천198대가 팔리는 데 그쳐 작년 10월보다 33.5% 급감했다.
반면 한국GM의 알페온은 46.2% 증가한 421대가 판매됐고, 르노삼성의 SM7도 뉴SM7노바의 신차 효과에 힘입어 54.7% 급증한 591대가 팔렸다.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아슬란 출시로 일부 간섭효과가 나타날 수 있겠지만, 아슬란의 경쟁모델은 수입차이기 때문에 다른 국내 업체들은 영향을 받지 않은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대형차는 작년 10월보다 81.6% 증가한 4천858대가 팔렸고, 소형차는 11.4% 감소한 2천82대가 팔려 '대고소저'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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