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현대차그룹 대물림 양궁사랑…아시안게임 선전 결실

입력 2014-09-28 17:19
한국의 남녀 궁수들이 2014 아시안게임에서 27일과 28일 이틀간 양궁 종목에 걸린 8개의 금메달 중 5개를 따내며 선전하자 누구못지않게 환호했던 기업이 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005380] 부회장은 28일 오진혁 선수가 양궁 남자 리커브 개인전 결승에서 극적인 역전승으로 5번째 양궁 금메달을 차지하자 관중석에 앉아 환호성을 질렀다.



정 부회장은 현 대한양궁협회장이자 아시아양궁연맹 회장이다.



양궁이 아시아를 넘어 세계 최정상 자리를 지키며 모든 국제경기에서 한국의 '효자' 종목으로 자리잡은 데에는 현대차그룹의 꾸준하고 '통 큰' 지원이 있었기에가능했다고 할 수 있다.



현대가와 양궁의 인연은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때부터 시작됐다. 1984년 현대정공(현 현대모비스) 사장이었던 정 회장은 LA올림픽 양궁 여자 개인전을 본 뒤 양궁 육성을 결심하고 1985년 대한양궁협회장에 취임했다. 이후 현대정공에 여자양궁단을 창단하고 이어 현대제철[004020]에 남자양궁단을 창단했다.



정 회장은 1985년부터 1997년까지 4차례 대한양궁협회 회장을 지낸데 이어 이후에도 줄곧 명예회장으로 남아있으면서 29년간 양궁의 저변 확대와 우수인재 발굴,장비 개발에 이르기까지 380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양궁 사랑'은 장남인 정의선 부회장으로 대물림됐다.



정 부회장은 2005년부터 부친에 이어 대한양궁협회장을 맡아 오며 양궁 선수들의 선전과 사기진작을 위해 직접 몸으로 뛰었다.



경기장에서 금메달을 딴 선수들이 제일 먼저 정 부회장에게 달려간 것으로 그친밀성을 미뤄 짐작할 수 있다.



그는 종종 선수들을 찾아가 격의없이 식사를 함께하며 선수단을 격려했다. 5월에는 선수들에게 블루투스 스피커와 책을 선물했고 7월에는 학생 선수들의 시력보호를 위해 스포츠용 선글라스를 지급하기도 했다.



정 부회장은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선수단이 정신적으로 흔들리지 않고 평소 기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다양한 연습 공간을 제안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말 양궁 대표팀은 기아와 넥센[005720] 경기가 열린 목동야구장을 두 차례나 찾아 팬들의함성 속에서 실전을 방불케 하는 훈련을 실시하기도 했다.



그는 또 수시로 계양아시아드양궁장을 찾아 경기장 시설을 점검하고 준비상황을확인하며 운영요원과 자원봉사자들을 격려하는 등 관심을 아끼지 않았다.



양궁경기가 열린 24일부터 28일까지 서울 양재동 사무실에서 인천 서운동 경기장까지 왕복 70㎞ 거리를 하루도 거르지 않고 다녀왔다는 후문이다.



협회 관계자는 "정 부회장이 매일 찾아와 선수들에게 불편한 점이 없는지를 물었다"며 "경기 운영위원회에도 선수들이 경기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안전에 만전을기해줄 것을 수차례 당부했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의 '통 큰' 포상도 눈에 띈다. 현대차그룹은 2004년부터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의 양궁 메달리스트와 코치진에게 37여억원을 포상금으로 지급했다.



이런 후원에 힘입어 한국양궁은 1984년 LA올림픽부터 2012년 런던올림픽까지 금메달 19개, 은메달 9개, 동메달 6개를 땄고 아시안게임에서도 1978년 방콕대회를 시작으로 2010년 광저우대회까지 금메달 27개, 은메달 12개, 동메달 12개를 휩쓸었다.



이런 현대차그룹의 비인기 종목에 대한 후원은 양궁에 이어 봅슬레이로 돌려지고 있다.



현대차는 최근 한국 봅슬레이팀 후원 계약을 맺고 국산 봅슬레이 썰매를 개발해우리 선수들이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사용토록 지원할 계획임을 밝힌 바 있다.



jooho@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