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스포츠중계 광고…"뭔가 했더니…">

입력 2014-09-12 06:25
사실과 허구의 경계 허무는 '가상광고'·'팩션광고'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활약 중인 류현진이 시즌 14승을 따낸 지난 1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경기.



TV 중계방송을 보던 시청자들은 매 이닝이 끝날 때마다 박진감 넘치는 하이라이트 장면을 마치 스마트폰을 통해 리플레이(다시보기) 해서 보는 듯한 경험을 했다.



이때 '삼성 갤럭시S5(광대역 LTE-A)' 제품 이미지가 경기 영상의 프레임처럼 노출되면서 경기에 몰입한 시청자들의 시선을 빼앗았다.



삼성전자[005930]는 지난 7월부터 류현진이 출전하는 메이저리그 경기와 국내프로야구 중계방송에 이처럼 경기 하이라이트 영상과 제품 이미지를 결합한 가상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가상광고는 컴퓨터 그래픽을 이용해 TV 방송 프로그램 중간에 가상의 제품 이미지를 삽입하는 첨단 광고기법이다.



우리나라는 2010년부터 스포츠 중계방송에 한해 허용되기 시작했는데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더 일찍 일반화됐다.



가상광고는 종종 넋 놓고 지켜보다가 "저게 뭐지?"라며 뜯어보고 나서야 가상이미지라는 걸 깨닫게 될 만큼 교묘한 전략으로 보는 이의 뇌리로 파고든다.



경기장의 관중은 절대로 볼 수 없는 애드벌룬이 TV 화면에서는 하늘에 떠다니거나, 자동차가 축구경기장 위를 달리고, 두더지가 경기장 밑에서 튀어나오기도 한다.



이 같은 가상광고는 스포츠 중계방송처럼 높은 몰입도를 유발하는 TV 프로그램과 결합되기 때문에 그 효과는 더욱 크다.



규정상 가상광고의 크기는 전체 화면의 4분의 1 이내, 시간은 프로그램 시간 100분의 5 이내여야 하며, 프로그램 방송 전에 가상광고가 포함된다는 사실을 자막으로 고지해야 한다. 선수, 심판, 관중 위에 광고 이미지를 노출하는 것도 금지돼 있다.



이 같은 규제는 시청자의 주의를 쉽게 빼앗는 가상광고의 위력에 대한 방증이라할 수 있다.



가상광고는 광고의 승패를 좌우하는 집중도를 높이고자 인기 있는 영화나 드라마, 인터넷 콘텐츠와 같은 주변 지형지물을 적극적으로 활용함으로써 광고의 경계를허무는 최근의 광고 트렌드와 맞닿아 있다.



제일기획[030000] 관계자는 "스포츠 중계방송은 몰입도가 높기 때문에 방송 전후에 편성하는 광고 안에 스포츠 경기와 연속성을 가질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는 전략이 주효하다"며 "실제 경기 장면이나 해당 종목과 관련된 영상을 활용하는 것이좋은 예"라고 설명했다.



지난 2월 소치 동계올림픽 때 삼성전자가 선보인 '리얼타임 팩션광고'도 이 같은 공식을 십분 활용한 사례다.



팩션(Faction)은 사실(Fact)과 허구(Fiction)의 합성어로 말 그대로 사실과 허구를 융합했다는 의미다.



삼성전자는 이상화가 동계올림픽 2연패를 달성한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경기 결승전이 끝나자마자, 이 경기 장면을 담은 광고를 거의 실시간으로 내보내 화제가 됐다.



실제 경기 장면에다 연출된 '갤럭시 응원단'의 응원 장면을 컴퓨터 그래픽으로결합한 광고 영상은 보는 이를 깜짝 놀라게 하며 시선을 사로잡았다.



특히 금메달을 목에 걸 때의 감동과 환희가 광고로까지 이어지게 했다.



KDB대우증권은 최근 금융상품(ELS) 광고에 야구정보 TV프로그램 진행자로 인기를 누리는 공서영·최희 아나운서를 모델로 기용했다.



네티즌들 사이에서 '야구여신'으로 불리는 두 아나운서가 투수와 타자로 등장해야구를 하며 복잡한 금융상품의 구조를 설명하는 이 광고는, 야구 중계방송 도중에송출돼 야구팬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abullapia@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