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고령층 선호 '바우크네히트'로 부스 개장
독일 베를린에서 한창 진행 중인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14'에 앞서 올 상반기 터키에서 개최된 사전행사인 '프리 IFA'에서는 북미 최대 생활가전 메이커 월풀(Whirlpool)의 처녀 출전이 예고돼 화제를 모았다.
월풀은 냉장고·세탁기·식기세척기 등 백색가전 부문에서 북미 시장 1위 업체이지만, 유럽 가전시장의 주무대인 IFA에는 한 번도 출품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번 전시회를 앞두고 유럽의 가전 마니아들은 월풀의 등장을 눈여겨보겠다며 나름 잔뜩 준비하고 있었다. 하지만, 정작 지난 5일 개막한 올해 IFA 전시장에서는 월풀 부스를 눈 씻고 찾아볼 수 없었다.
이유는 월풀이 독일 브랜드로 유럽시장 론칭을 시도했기 때문이다.
월풀이 내놓은 브랜드는 다소 생소한 '바우크네히트(Bauknecht)'다.
국내 백색 가전업계의 한 관계자는 "세계시장에서 그다지 존재감이 있는 브랜드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럼 왜 월풀이 지명도 높은 자기 회사 이름을 내던지고 굳이 잘 알려지지 않은독일 브랜드로 IFA에 도전장을 냈을까.
이유는 시장의 특성을 분석한 데 있었다.
월풀 그룹은 바우크네히트를 인수해 독일 현지 자회사로 뒀다. 바우크네히트는글로벌 시장에선 인지도가 낮지만, 독일의 60세 이상 소비자들에게는 상당히 신뢰를얻고 있는 업체라고 한다.
바우크네히트의 옌스 크리스토프 비트링마이어 회장은 IFA 인터내셔널판 에디터리하르트 바르네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기술 그 이상의 경험'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걸고 있다"고 말했다.
바우크네히트는 세탁기·건조기·식기세척기·인덕션오븐 등의 제품을 출시하며독일과 인근 오스트리아 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특히 인덕션오븐이 스타 제품이다.
비트링마이어 회장은 한국·중국 업체들의 유럽 가전시장 공략에 대해 "진정 좋은 회사가 되기 위해서라면 경쟁을 이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장은 열려 있다'는 것이 마케팅 전문가인 그의 지론이다.
국내 업계 관계자는 "월풀은 인수합병(M&A)을 통해 자회사를 많이 만들었는데해당 업체에 독자적인 브랜드 사용권까지 주는 정책을 쓰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oakchul@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