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태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실장의 브리핑 내용을 반영해 종합했습니다.>>"선 포지티브→후 네거티브 전환…규범·경제협력 분야도 진척"
우리나라와 중국의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서쟁점 중 하나였던 서비스·투자 분야 자유화 방식을 놓고 양국이 원칙적 합의를 도출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우태희 통상교섭실장은 1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지난 14일부터 닷새간 대구에서 열린 제12차 한중 FTA 공식협상에서 서비스 시장을개방할 항목을 어떤 식으로 협정문에 담을지를 놓고 접점을 찾았다고 밝혔다.
그동안 양국은 서비스 분야 개방 방식에 관한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다.
우리 정부는 네거티브 방식을 주장했다. 개방하지 않을 서비스 품목만 특정해협정문에 열거하고 나머지는 모두 개방하자는 것이다. 반면 중국은 개방 분야를 열거하는 포지티브 방식을 주장해 왔다.
이번 협상에서 양국은 협정이 발효할 때 포지티브 방식의 협정문을 채택하되 일정 기간 내에 후속 협상을 통해 네거티브 방식의 협정문을 재작성하기로 합의했다.
투자 분야에서도 원칙적 합의를 봤다. 우리 정부는 협정문에 투자 자유화와 관련된 사항들을 반영하자는 입장이었고 중국 측은 투자 보호에 관한 요소들만 포함하자는 주장을 해 왔다.
양국은 이번 협상에서 투자 자유화에 관해 이미 설정해 둔 의제와 투자 보호 관련 규정을 협정문에 일단 넣고, 일정 시일이 지나면 후속 협상을 거쳐 투자 자유화에 관한 요소들을 포함한 협정문을 작성하기로 했다. 새로 만들어지는 협정문에는투자 분야 자유화 역시 네거티브 방식으로 적는다는 데 양국은 합의했다.
산업부는 규범과 협력 분야를 둘러싼 협상에서도 많은 진척을 봤다고 밝혔다.
양국간 자유무역에 필요한 룰을 정하고 향후 원활한 이행을 위한 경제적 협력방안을 정하는 데 상당한 성과를 냈다는 것이다.
양국은 경쟁과 전자상거래 분야 협정문 내용에 완전히 합의했고, 환경 분야에서는 내용상의 진정을 봤다고 산업부는 소개했다.
우 실장은 "중국 내 비중이 큰 국영기업도 민간 기업과 동등한 경쟁환경에 있어야 한다는 항목 등 여러 경쟁 조항들을 합의문에 넣기로 했고, 전자상거래 관련 규범도 완전 타결됐다"고 설명했다.
통관절차와 경제협력, 정부조달 등 항목에서도 유의미한 진전이 있었다고 우 실장은 덧붙였다.
이번 12차 공식협상은 이달 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처음으로 방한해 박근혜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고 한중 FTA의 연내 타결을 위한 노력을 강화한다고 합의한이후 열린 첫 공식협상이어서 관심을 끌었다.
양국이 조속한 FTA 협상 타결을 한목소리로 주문하면서 그간 공산품과 농산품등 상품 개방 수위를 놓고 줄다리기를 벌였던 양국이 견해차를 대폭 줄일 것이라는기대감이 높았기 때문이다.
최대 쟁점인 상품 분야에서 우리 정부는 이번 12차 협상을 통해 제조업 분야 관세를 조기에 철폐하자는 입장을 제기하고 관세 철폐 기간을 중국 측과 논의했다.
아울러 농수산물 개방은 매우 민감한 문제라는 입장을 전달한 뒤 양측의 견해차를 좁히기 위해 노력했다고 산업부는 설명했다.
특히 10년 이내에 관세를 철폐할 수 있는 일반품목군과 10∼20년에 걸쳐 관세를없애는 민간품목군으로 개방 대상 품목들을 구분하고 각 품목군별 관세 철폐기간을세부화하는 협상이 개시됐다는 점이 기존의 상품 분야 협상과 달라진 점이다.
초민감품목으로 분류된 농산품의 경우, 관세 철폐기간 논의가 진행되지 않았다.
비록 상품 분야에서는 두드러진 진전을 찾기 어려웠지만 서비스 및 투자 분야,규범·협력 분야에서 상당한 쟁점을 해소했다는 점에서 '정상회담 효과'는 적지 않았다고 산업부는 평가하고 있다.
우 실장은 우리 정부가 내년부터 쌀 시장 개방 방침을 세운 점이 한중 FTA에 영향을 주는지를 묻자 "지금까지 이뤄진 12개의 FTA 협상에서 쌀은 모두 개방 제외 품목이었고, 앞으로도 그런 정책을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답했다.
양국은 제13차 협상을 오는 9월 중국에서 열기로 하고 구체적인 일정과 장소를협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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