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경제인끼리는 "흉금 터놓고 부드럽게">

입력 2014-07-02 11:27
일본 상의회장 국교정상화 50주년 강조…세월호 사고 애도



일본 정부의 잇따른 우경화 조치로 한일 양국 관계가 최악의 경색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양국 경제계 대표가 당면 경제현안을 놓고협력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자며 머리를 맞대 관심을 끈다.



2일 제주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8회 한일상공회의소 회장단 회의에 참석한 20여명의 양국 경제인들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경제 현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이날 오전 9시30분부터 2시간여 동안 진행된 회의 내내 정치·사회적 이슈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정치·사회적 논란을 낳고 있는 아베 내각의 집단자위권 행사를 위한 헌법해석변경이나 일본군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인정한 고노담화의 훼손 문제도 전혀 건드리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양국간 경제 협력의 중요성을 되풀이해 강조하며 앞으로 교류협력을더욱 강화해 나가자고 한목소리를 냈다.



양측 대표단의 수장인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두산그룹 회장)과 미무라 아키오일본상의 회장(신일철주금 명예회장)은 내년이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임을 부각시킴으로써 양국의 우호관계가 흔들림 없이 지속될 것임을 우회적으로 시사하기도 했다.



미무라 회장은 "50년 동안 양국은 서로의 경제 파트너로 무역총액을 순조롭게확대해왔다"며 "지난해 양국은 서로에게 3위의 무역상대국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아베 내각 집권 후 급랭한 양국 정치적 관계 속에서도 지난해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이 245만명, 한국을 방문한 일본인은 275만명에 달하는 점을 언급하면서이 같은 활발한 인적교류가 양국간의 우호를 촉진하는 기반임을 강조했다.



특히 미무라 회장은 "상의 회장단 회의는 매우 훌륭한 경제대화의 자리"라면서"경제인 간에 대화를 나누면 매우 부드러운 분위기속에 대화할 수 있고, 흉금을 털어놓는 의견교환이 서로의 메리트로 연결된다는 것을 경제인들이 잘 알기 때문"이라는 발언으로 눈길을 끌었다.



이 같은 발언은 수시로 불거지는 정치·사회적인 이슈로 인해 양국의 공적 관계에서 긴장이 고조되더라도, 이와 별개로 경제 협력이나 민간 교류는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서 지속해 나갈 수 있다는 의미가 담긴 것으로도 해석된다.



미무라 회장은 모두 발언 첫머리에 "세월호 사건 희생자의 명복을 빌며 희생자가족 여러분께 애도의 뜻을 전한다"며 잊지 않고 예를 갖췄다.



박 회장은 "한국기업의 강점인 강한 추진력과 일본기업의 강점인 세밀한 조직력이 결합되면 에너지, 자원개발, 인프라 산업 등에서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라며 공동 번영을 위한 협력을 적극적으로 제안했다.



abullapia@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