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설계업체 잡아라' 글로벌 인수전 가열

입력 2014-06-01 06:25
LG, 실리콘웍스 계열사 편입키로…애플은 日 르네사스SP 인수 추진



글로벌 IT(정보통신) 기업들이 기술력 있는 반도체 설계업체를 인수하는 데 잇따라 뛰어들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LG[003550]는 디스플레이 구동 칩 설계업체인 실리콘웍스[108320]를 인수하는 계약을 지난주 체결했다.



실리콘웍스는 디스플레이 구동 칩(DDI·display driver-IC)을 전문으로 설계하는 회사로, 이 분야에선 국내 최대 규모로 알려졌다.



LG는 기업결합 승인 절차를 거쳐 지분 20%를 매입한 뒤 실리콘웍스를 계열사로편입할 계획이다.



LG그룹은 이미 반도체 후공정(패키징) 업체인 루셈을 계열사로 거느리고 있다.



생산만 빼면 설계와 후공정 체제를 모두 갖추는 셈이다.



LG그룹은 1999년 빅딜(대규모 사업교환)로 반도체 사업을 현대전자(현 SK하이닉스)에 넘긴 바 있다.



업계에서는 LG가 설계업체를 인수했지만 최소 몇조원의 투자가 필요한 반도체생산까지 사업영역을 확장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LG의 실리콘웍스 인수는 설계역량의 강화를 추구한 것이지, 대규모 설비가 필요한 파운드리(foundry·반도체 수탁생산)를 할 의향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LG가 실리콘웍스 인수를 추진한 것은 디스플레이 칩 분야의 설계역량 강화가 절실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폰이나 TV에 들어가는 반도체 칩 설계역량은 LG전자[066570]가 충분히 확보하고 있지만,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사업 등을 확대해야 하는 LG디스플레이에는 설계 기술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반도체 설계업체 인수는 일종의 트렌드로 해외에서도 인수전이 가열되는 분위기다.



설계업체는 반도체 생산라인(fab) 없이 설계만 전문으로 하는 기업으로 팹리스(fabless) 업체로도 불린다.



애플은 일본의 반도체 설계업체 르네사스SP(RSP) 인수를 추진 중이다.



RSP는 르네사스의 자회사로 스마트폰 칩 설계에 강점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대만의 패널업체 AU옵트로닉스(AUO)도 레이디움이라는 설계 업체 인수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도 구글글래스의 칩을 납품하는 대만계 반도체 업체를 지난해 인수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기업들이 패널을 주문할 때 특정 설계업체에 칩 설계를맡길 것을 요구하는 경향도 있다"면서 "반도체 설계역량이 모바일 기기의 경쟁력에결정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oakchul@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