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직업병 문제 급진전…협상 재개될듯>(종합)

입력 2014-05-14 20:05
<<반올림 측 반응 반영해 전반적인 내용 수정.>>7년만의 첫 공식입장…보상-재발방지 대책 함께 언급반올림 "본교섭 위한 선조치 환영…교섭 서둘러야"



삼성전자[005930]가 자사 반도체 사업장 근로자의백혈병 논란과 관련, 정의당 심상정 의원 등의 중재 제안을 전격 수용함에 따라 1년넘게 제자리걸음을 해온 직업병 피해 노동자 문제 협상이 급진전될 것으로 보인다.



14일 삼성전자가 내놓은 입장의 핵심은 심 의원 측이 제안한 내용을 조건 없이수용함으로써 7년을 끌어온 직업병 문제를 더 이상 방치하지 않고 신속하게 해결하겠다는 뜻을 처음으로 회사 대표의 입을 통해 밝혔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삼성 직업병 피해자 모임인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과 피해자 가족이 요구해온 핵심 사항인 '보상'과 '재발방지 대책'을 동일선상에 놓고 함께 문제를 풀어나가겠다는 의사도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는 그동안 협상을 가로막았던 양측의 입장차를 좁힐 수 있는 전향적인 태도변화로 평가된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 중단된 삼성전자와 반올림의 협상이 조만간 재개될 것으로보인다.



삼성전자의 기흥 반도체공장에서 일하던 여성노동자 황유미(당시 23세)씨가 2007년 3월 급성 백혈병으로 사망하면서 직업병 문제가 불거진 후 7년 동안 삼성전자가피해자 측의 대책 요구에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한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이 같은 입장 표명은 앞서 지난달 삼성전자가 심 의원의 중재 제안을 받고서 경영진의 공식 입장을 내놓겠다고 예고한 뒤 1개월 만에 이뤄졌다.



심 의원은 국회에 삼성전자 직업병 피해자 구제를 위한 결의안 발의를 추진 중이다.



당시 심 의원의 제안서에 포함된 '제3의 중재기구를 통한 보상안 마련' 부분을놓고 삼성전자와 반올림이 견해차를 보이며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이는 '제3의 중재기구'를 내세워 피해 당사자나 반올림을 교섭 대상에서 배제할의도가 없음을 삼성전자가 재확인하는 선에서 일단락됐다. 이 문제는 이후 협상에서구체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반올림도 이날 공식 성명을 통해 삼성전자의 입장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혔다.



무엇보다 백혈병 등 산업재해로 의심되는 질환의 피해자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처음 공식 인정하고, 그동안 소홀했던 데 사과한 것에 의미를 부여했다.



반올림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이번 사과와 입장 표명은 앞으로의 본격적인 교섭을 위한 선조치로 받아들인다"면서 "교섭을 신속하게 재개하라"고 요구했다.



삼성 직업병 문제는 수면 위로 떠오른 지 6년 만인 지난해 1월 삼성전자가 반올림을 대화 상대로 인정하고 대화에 나서면서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 듯했다.



하지만 5차례의 사전 실무협의를 거쳐 지난해 12월 본협상이 시작됐으나 피해자위임장 문제로 대립하면서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중단됐다.



abullapia@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