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때 힘 발휘하는 삼성의 '시스템'>

입력 2014-05-13 11:30
컨트롤타워 미래전략실·계열사별 독립경영체제 제 기능



급성 심근경색으로 심장시술을 받고 사흘째 입원중인 이건희(72) 회장의 의식 회복이 지연되고 있지만 삼성그룹 내부의 분위기는 의외로 차분하다.



이 회장의 돌연한 건강악화가 삼성그룹의 최대 악재가 될 것이라는 일반인들의우려와는 거리가 멀다.



금융시장에서는 삼성전자[005930]의 주가는 이틀째 강세를 보이고 있다.



외신들은 삼성과 스티브 잡스 혼자 회사를 이끌다시피한 애플과는 다르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 회장 역시 회사에서 차지하는 영향력이 크지만, 계열사 또는 사업부문별로독립성이 강하고 방대한 조직에 축적된 전문경영 인력이 포진해 있어 총수의 공백으로 인한 충격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룹 총수가 건강악화로 리더십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는 상황에서 발휘되는 삼성의 힘은 '관리의 삼성'으로 불리게 했던 평소의 잘 짜여진 '시스템'에서 나온다는분석이다.



회장-참모조직-계열사 사장단을 주축으로 하는 삼성그룹 경영체제를 그룹 내부에서는 '삼각편대'로 지칭하기도 한다.



이는 평소 빠른 의사 결정과 일사불란한 집행력을 가진 삼성의 경쟁력의 원천이지만, 지금 같은 비상 시에는 독립적이고 상호보완적인 구실을 함으로써 대응력을잃지 않게 해준다.



계열사 75개, 임직원 42만명, 연간 매출 330조원 규모인 삼성그룹 전반의 업무를 조율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미래전략실의 역할이 특히 눈에 띈다. 100여명의 상주 인력을 둔 미래전략실은 평소 회장을 근접 보좌하는 비서진 기능을 수행한다.



미래전략실은 이 회장이 '삼성 특검'으로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2010년 복귀하면서 새로 만들어졌다.



그룹 2인자로 불리는 최지성 실장(부회장)과 장충기 차장(사장)을 필두로 전략1·2팀, 인사지원팀, 경영진단팀, 커뮤니케이션팀, 기획팀 등 6개 팀과 준법경영실로 구성돼 있다.



전략 1팀은 전자·금융 계열사, 전략 2팀은 나머지 계열사의 업무 조율과 지원을 담당한다. 인사지원팀은 인사, 경영진단팀은 감사·경영컨설팅, 커뮤니케이션팀은 홍보, 기획팀은 대외업무, 준법경영실은 법무 업무를 맡는다.



미래전략실은 이번 사태 발생 후 사흘 동안 조용하면서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삼성 계열사들도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을 갖추고 철저한 성과주의 원칙에 따라독립적으로 움직인다. 필수불가결한 업무만 그룹 차원의 조율을 거친다.



삼성전자의 경우 권오현 부회장·윤부근 사장·신종균 사장 3인이 각자 대표이사로서 소비자가전(CE)·IT무선(IM)·부품(DS) 등 3개 사업부문을 맡아 마치 개별회사나 다름없이 독립적으로 운영한다.



삼성 미래전략실 이준 커뮤니케이션팀장(전무)는 전날 브리핑에서 "별도의 경영대책은 마련하지 않고 있다"며 "평소 해오던 대로 경영에 임하고 있다"고 전했다.



abullapia@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