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1분기 호실적에도 계열 협력사는 고전"수익성 하락압력 높아 실적 한배타기 어려울듯"
삼성전자[005930]는 1분기 양호한 성적으로 실적하강에 대한 우려를 덜었으나, 삼성그룹의 나머지 전자 계열사들의 성적표는 초라하다.
특히 삼성전자의 주력 제품인 스마트폰과 가전에 쓰이는 핵심 부품을 공급하는계열 협력사들의 실적 부진이 두드러졌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1분기 80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삼성SDI[006400]도 39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두 분기 연속 적자를 지속했다.
지난해 4분기 적자를 냈던 삼성전기[009150]는 한 분기만에 흑자로 돌아섰지만흑자 규모는 150억원에 그쳤다.
이는 1분기 삼성전자가 전분기보다 2.2% 늘어난 8조4천9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남긴 것과 비교된다.
통상 완제품을 생산하는 전방업체의 실적이 호전되면 부품을 공급하는 협력업체들의 실적도 함께 개선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계열 협력사들의 이번 1분기 실적은 이 같은 경험칙과 거리가 있어 보인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의 전략 스마트폰인 갤럭시S 시리즈에 쓰이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을 전량 공급하고 8년 연속 세계 1위인 삼성 TV에 쓰이는 LCD 패널도 생산한다.
삼성전기는 스마트폰용 카메라모듈과 적층세라믹콘덴서(MLCC)를 비롯한 각종 필수 칩부품을, 삼성SDI는 스마트폰용 배터리를 공급한다.
삼성전자는 1분기에 전분기(8천600만대)보다 3.5% 늘어난 8천90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종전 사상 최대 분기 스마트폰 판매 실적인 지난해 3분기의 8천840만대를 약간 웃돈다.
이에 힘입어 휴대전화 사업을 담당하는 삼성전자의 IM(IT·모바일) 부문 영업이익은 1분기 6조4천3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17.6% 늘었으며, 전체 영업이익의 75% 이상을 차지했다.
하지만 이 같은 스마트폰 사업에서의 호실적이 계열 협력사들의 실적개선으로까지 연결되지는 못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에 공급하는 부품의 단가 하락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스마트폰과 TV 시장의 성장 둔화로 수익성 하락 압력이 커지자 부품 단가를 낮추고 운영비와 마케팅비를 줄이는 등 긴축경영에 돌입했다.
그 덕분에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한차례 예상 밖의 실적 감소로 우려를 샀긴했지만 큰 충격은 피하면서 무난한 실적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계열 협력사들은 사정이 다르다. 삼성전자로서는 불가피한 비용 절감 노력이 이들 업체의 실적 악화로 직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계열 협력사들의 실적은 스마트폰 판매가 고성장을 지속하던 지난해 2분기 정점을 찍은 뒤 일제히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삼성디스플레이의 경우 영업이익이 지난해2분기 1조1천200억원에서 3분기 9천800억원, 4분기 1천100억원으로 줄어들다 올 1분기 적자로 전환하는 등 실적저하가 급격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2분기는 새로 출시한 갤럭시S5 효과에 힘입어 실적이 다소호전될 것으로 본다"며 "하지만 스마트폰 시장 성장 둔화와 경쟁 격화로 인한 수익성 하락 압력이 갈수록 높아져 삼성전자와 협력사들이 예전처럼 실적에서 사이좋게한배를 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abullapia@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