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임직원, 주가보고 미소짓는 까닭은>

입력 2014-05-06 06:01
대우건설 본사에 근무하는 임모(39) 과장은 요즘 회사 주가를 보며 안도의 한숨을 짓고 있다.



우리사주조합을 통해 매입한 회사의 주식 가격이 올해 들어 롤러코스터 마냥 등락을 거듭하더니 지난달부터 안정적으로 매입가 이상 올라주고 있어서다.



임 과장이 보유한 회사주식은 998주. 2일 종가(8천590원) 기준 평가액은 857만2천원 선이다.



임 과장은 "연초에 가격이 너무 떨어져서 걱정했는데 지난달부터 꾸준히 주가가받쳐주는 걸 보니 다행이다 싶다"며 "얼마 전까지는 꼴도 보기 싫었는데 요즘은 주식 시세표를 들여다볼 맛이 난다"며 웃음지었다.



자사의 주가를 보고 안도하는 것은 임 과장뿐만 아니다.



대우건설 우리사주조합은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넉달간 상여금을 자진 반납해 자사주 250억원 어치를 매입했다.



회사 가치보다 저평가된 주가를 부양하고, 임직원 스스로 자사주를 사들임으로써 시장에 회사 성장에 대한 신뢰를 주자는 목적에서다.



자사주 매입에는 임원 161명을 포함해 총 3천799명의 임직원이 참여했다. 주당평균 매입가는 7천943원.



현재 주가 기준 주당 647원, 우리사주조합이 매입한 전체 주식 기준으로 20억3천여만원의 시세차익이 발생한 셈이다.



지난해 말에는 우리사주와 별도로 박영식 대우건설 사장이 주식 1만주를 주당 8천410원에 매입하기도 했다.



대우건설의 주가는 산업은행 관리체제 이후인 2011년 1월 하순 1만4천600원까지올랐으나 국내외 경제위기와 주택·건설경기 침체 등의 악재로 지난해 8월에는 7천10원까지 빠졌다.



이에 우리사주조합이 '구원투수'로 나서 주식을 매집하고 주가방어를 시도했지만 지난 1월말에는 주가가 5천910원까지 곤두박질 쳤다.



올해 초 회계조작으로 금융감독위원회가 조사에 착수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대규모 부실이 나올 것이라는 시장 전망이 악재가 됐다.



그러나 대우건설 주가는 작년 경영적자 실적을 발표한 1월28일 6천450원으로 전날보다 520원 오르더니 3∼4월에는 7천원 후반∼8천원 초중반을 오가며 순항하고 있다.



지난해 말에 장래 발생가능한 부실을 대다수 털어내고 올해 1분기부터 흑자전환할 것이라는 시장의 예측이 반영된 결과다.



실제 대우건설은 올해 1분기 시장 예측보다 많은 1천195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흑자 행진에 시동을 걸었다.



대우건설의 김모 차장(46)은 "7천900원 넘게 주고 산 주식의 가격이 6천원 밑으로 떨어질 때는 아무리 애사심에서 한 일이라도 후회가 됐던 게 사실"이라며 "당시에는 주가에 대한 불안감도 있었는데 요즘은 주가가 오르면서 기분이 날아갈 것 같다"고 싱글벙글했다.



그러나 이번에 직원들이 매입한 회사 주식은 1년간 팔지 못하도록 매도를 제한하고 있어 아직은 '미실현 이익'일 뿐이다.



대우건설의 주가 상승은 앞으로 회사의 운명도 가르게 된다. 현재 대주주인 산업은행이 차익을 실현하기 위해 대우건설 주식을 매각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산업은행은 2010년 말 금호그룹으로부터 대우건설 주식을 인수할 당시 "시장 여건이 개선되면 대우건설 가치를 끌어올려 지분을 다시 매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대우건설의 한 신입사원은 "주가가 오르니 직원들 표정이나 회사 분위기까지 좋아진 것 같다"며 "올해 실적 턴어라운드를 통해 앞으로 계속해서 주가가 올라 '홀로서기'에도 성공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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