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사업재편 가속화…전자에서 중화학으로>

입력 2014-04-02 16:55
건설·금융으로까지 확대될 듯



삼성그룹이 경영 혁신을 위한 계열사 간 사업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SDI[006400]와 제일모직[001300]에 이어 삼성종합화학과 삼성석유화학에 대한 합병 결정이 내려지면서 사업재편 범위가 주력인 전자에서 중화학 부문으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나머지 중화학 계열사는 물론 건설이나 금융 부문에서도 연쇄적인이합집산이 뒤따를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 관계자는 2일 "경영 효율화를 위한 작업으로 사업재편 범위가 다른 사업영역으로도 확대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전했다.



삼성그룹은 중화학 계열사로 삼성종합화학과 삼성석유화학 외에 삼성토탈, 삼성정밀화학[004000], 삼성BP화학 등을 거느리고 있다.



삼성종합화학은 삼성토탈의 지분 50%를 보유한 지주회사로, 2003년 프랑스 화학회사와 합작해 삼성토탈을 설립할 당시 관련사업을 모두 이관해 생산설비는 없다.



이번에 삼성석유화학을 흡수합병하면 다시 생산 기반을 갖게 된다.



추가로 삼성토탈, 삼성정밀화학, 삼성BP화학의 사업 구획도 새로 정리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점쳐진다.



지난해 하반기 삼성그룹의 주력인 전자 계열사 간의 사업재편이 시작된 이후 가능성이 큰 후속 사업재편 대상으로는 건설 계열사들이 우선으로 거론됐다.



삼성물산[000830]이 지난해 7월부터 삼성엔지니어링[028050]의 주식을 장내에서꾸준히 매수했기 때문이다. 지분이 전혀 없던 삼성물산은 불과 반년 새 삼성엔지니어링 지분을 7.81%로 늘린 상태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 가능성이 비중있게 거론되고 있다.



건설 부문 삼성 계열사로는 삼성물산, 삼성엔지니어링 외에 지주사인 삼성에버랜드와 삼성중공업[010140]도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삼성에버랜드의 건설 부문을 분할해 삼성물산 건설 부문과 합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삼성그룹이 계열사가 많은 금융 부문에서도 사업 중복을 피하고 경영 효율 꾀하기 위한 사업재편을 단행할 것이란 시나리오도 설득력 있게 거론된다.



금융 계열사들 역시 중화학이나 건설 부문 못지않게 고전하고 있어 돌파구를 찾기 위한 모종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금융시장 주변에서는 삼성생명[032830]과 삼성증권[016360]이 대규모 감원을 준비 중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나머지 금융 계열사로는 삼성화재[000810], 삼성카드[029780], 삼성자산운용, 삼성벤처투자 등이 있다.



삼성은 지난해 하반기 제일모직을 중심으로 그룹 사업재편에 시동을 걸었다.



제일모직의 직물·패션 사업을 떼어내 삼성에버랜드에 넘겼으며, 남은 제일모직의 소재 사업은 이번에 삼성SDI와 합병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삼성에버랜드의 건물관리업을 삼성에스원에 양도하고 급식업을 삼성웰스토리로 분리했다.



삼성SNS는 삼성SDS와 합병하고, 삼성코닝정밀소재는 미국 코닝사에 매각했다.



이같은 삼성그룹의 대대적인 사업재편에는 그룹 성장을 이끌어온 전자 계열사들이 최근 스마트폰 시장의 성숙과 함께 성장 둔화에 직면하면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그룹이 올 들어 전사적으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마하(Mach) 경영'이 본격화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마하경영은 제트기가 음속을 돌파하려면 기초부터 모든것이 바뀌어야 하는 것처럼, 시장과 기술의 한계를 넘어서 초일류 기업으로서 지속적으로 생존하기 위해서는 회사의 체질과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의미다.



삼성그룹이 기존의 틀을 깨는 발상의 전환과 사업방식에서의 혁신을 일궈내기위해 사업영역 간의 경계를 허무는 계열사 간의 과감한 사업조정에 나섰다는 것이다.



abullapia@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