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하이텍 매각안내서 국내외 5개사에 발송

입력 2014-03-26 06:15
국내 최대 아날로그 반도체 회사 동부하이텍[000990]의 매각 작업에 속도가 붙으면서 인수 후보자의 윤곽이 드러나고있다.



26일 금융권과 업계에 따르면 공동 매각주관사인 KDB산업은행과 노무라증권은조만간 동부하이텍 인수 의사가 있는 국내외 후보 기업에 매각안내서(teaser letter)를 발송할 예정이다.



매각안내서 발송은 이르면 이날 이뤄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발송 대상에는 독일 보쉬, 미국 글로벌파운드리 등 해외 업체 3곳이 포함됐으며, 국내에서는 LG그룹 등 2곳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업체는 동부하이텍에 대한 매각주관사 실사를 토대로 한 사전 협상을 거쳐선정됐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매각안내서 발송에 이어 인수의향서를 받은 뒤 본 제안서가나가면 상반기 중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이르면 다음달 입찰을 거쳐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되고 상반기 중매각 작업이 완료될 것으로 보고 있다.



동부그룹은 지난해 11월 발표한 3조원 규모의 재무구조 개선 계획에 따라 동부하이텍을 비롯한 주요 계열사와 자산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당초 특수목적회사(SPC)를 설립해 동부그룹이 내놓은자산을 일괄 사들여 매각할 방침이었으나, 동부하이텍에 관심을 갖는 원매자가 예상보다 빨리 나타나자 별도 매각으로 방향을 수정했다.



동부하이텍은 1997년 동부전자로 출발해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이 애착을 갖고키워온 회사로 지금까지 반도체 설비에 2조원이 넘는 자금이 투자됐다.



주력 제품인 아날로그 반도체는 빛·소리·온도 등 아날로그 신호를 디지털 신호로 변환하는 비메모리 반도체로, 디지털 카메라용 CMOS 이미지센서(CIS), 전력반도체(PMIC), 디지털 오디오 엠프칩, 디스플레이 구동칩(LDI) 등이 대표적이다.



수익 기반을 마련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반도체 사업의 특성 등으로 아직연간 흑자를 내지 못하고 있으나 최근 수익성이 눈에 띄게 개선되고 있다는 평가다.



국내외 기업이 동부하이텍에 관심을 갖는 것은 시간과 비용을 들어 축적한 기술력에 비해 기업가치가 저평가됐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동부그룹이 처분할 동부하이텍 지분은 37%로 현재 시가총액(2천800억원)을 기준으로 한 가치는 1천억원 남짓으로 추산된다. 일각에선 실제 자산가치와 경영권 프리미엄을 반영한 인수가격이 2천억원 이상 올라갈 것으로 보지만, 인수자 입장에서는매력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만약 IT·가전을 주력사업으로 하는 LG그룹이 경쟁사를 제치고 동부하이텍 인수에 성공한다면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LG그룹은 1980년대 중반 반도체 사업을 본격화했으나 외환위기 여파로 1999년정부 주도의 '빅딜'을 통해 LG반도체(옛 금성반도체)를 현대전자(현 SK하이닉스)에넘기면서 반도체 사업을 접었다.



하지만 현재 반도체와 관련된 수천명의 연구개발(R&D) 인력을 두고 각종 제품에쓰이는 시스템 반도체를 직접 설계하고 있다.



abullapia@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