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SK이노베이션·SK하이닉스·SK C&C 등기이사 물러나경영과 무관한 '자연인'으로…대주주 자격만 남아최재원 수석부회장도 SK E&S 대표이사·SK네트웍스[001740] 이사 사임
최태원 SK 회장이 4일 그룹 계열사의 모든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났다.
SK 관계자는 "최 회장이 그룹내 계열사에서 맡고 있는 모든 등기이사직을 내려놓겠다는 뜻을 각 사의 이사회에 전달했다"라며 "회사 발전을 위해 도의적인 책임을지고 사임하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최 회장은 올해 임기가 만료되는 SK㈜와 SK이노베이션[096770]을 비롯해 2015년 임기가 끝나는 SK하이닉스[000660], 2016년 임기가 마무리되는 SK C&C의 등기이사에서 물러났다.
최 회장은 이미 2012년 12월 그룹의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직에서 물러난 바 있다. 이날 결정으로 그는 법적으로 SK의 경영과는 무관한 '자연인'이 됐고, 대주주 자격만 남았다.
SK는 최 회장이 사퇴한 자리에 다른 사내이사를 선임하지 않고, 사외이사 비중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신임 이사 임명은 계열사별 이사회에서 논의해 최종 결정할 문제지만, 이사회중심 경영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SK 관계자는 최 회장이 사퇴 의사를 밝히며 "SK가 어떤 어려움에도 흔들리지 않고 수펙스추구협의회를 중심으로 위기를 극복해 달라. 산하 위원회, 각 사 CEO의 리더십으로 8만여 전 구성원이 위기를 극복해 한마음 한뜻으로 고객과 국민이 사랑하는 SK를 만들어 달라"라고 당부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최 회장이 이사직을 사임해도 회사 발전을 위한 일이라면 백의종군의 자세로 임하겠다는 뜻을 전해왔다"라고 덧붙였다.
SK는 지난달 27일 대법원 상고심에서 최 회장이 유죄가 확정돼 실형을 선고받자수펙스추구협의회를 긴급 소집, 위기 대응책을 논의했다.
협의회에서는 각 계열사의 경영 공백 장기화로 인해 대규모 신규 사업과 글로벌사업 분야에서 큰 치질을 빚을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컸다.
SK그룹 내부에서는 최 회장의 이날 등기이사직 사퇴에 대해 그룹이 더는 논란에휩싸이지 않고 안정과 성장을 이루길 바라는 마음으로 내린 결정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이날 최 회장의 등기임원 사퇴는 지난달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한화 등 7개계열사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면서 어느 정도 예상돼왔다.
김 회장은 지난달 파기환송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풀려났지만, 계열사 사업허가 취소 및 업무제한 규정으로 인해 지난달 18일 7개 계열사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 김 회장 역시 현재 대주주 자격만 있는 상태다.
김 회장은 5년의 집행유예 기간이 끝나거나 사면을 받아야만 경영에 복귀할 자격이 주어진다. 게다가 수감 생활을 하며 건강도 악화된 상태여서 상당한 시간이 지난 후에야 경영 복귀가 가능할 전망이다.
한편, 이날 최 회장의 동생인 최재원 수석부회장도 SK E&S 대표이사와 SK네트웍스 이사직에서 사임했다.
SK 관계자는 "회장과 부회장의 등기이사 사임에 따른 경영 공백이 매우 클 수밖에 없는 만큼, SK 전 구성원이 비상한 위기의식을 갖고 앞으로의 상황에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dkkim@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