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유럽에서 현대차 주춤, 기아차는 꿈틀>

입력 2014-02-20 08:20
고급화 현대차, 역동적인 기아차로 전략 차별화



미국과 유럽 등 선진 시장에서 현대·기아자동차[000270]의 희비가 엇갈리는 추세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형님 격인 현대차[005380]는 최근 미국에서 품질 저하 논란에 직면했고 유럽에서는 판매가 주춤하는 등 부진을 겪는 반면 기아차는 젊고 역동적인 브랜드 전략을 앞세워 조금씩 개선을 이루어내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제이디파워는 31개 브랜드의 차량 100대당 불만건수를 점수화한 񟭎년 차량 내구품질조사'(VDS) 결과에서 현대차에 대한 미국 소비자의 불만지수가 2년 연속 상승해 기아차와 순위가 뒤바뀌었다고 최근 발표했다.



이 조사에서 현대차는 169점(27위), 기아차는 151점(아우디와 공동 19위)을 각각 기록했다. 불만지수인 VDS 점수가 높을수록 만족도는 떨어진다는 뜻이다.



현대차는 2012년 125점으로 역대 최고 성적을 올렸으나 2013년 141점에 이어 올해까지 2년 연속 불만지수가 올라갔다.



반면 2012∼2013년 169점으로 하위권에 머물렀던 기아차는 내구품질 문제가 다소 개선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차종별 우수 모델 평가에서 리오(프라이드), 스포티지(스포티지R), 쏘울 등3개 모델을 각각 소형차 2위, 소형 크로스오버차량(CUV) 3위, 소형 다목적차량(MPV)2위에 올렸다.



현대차는 2012년 중형 고급차 부문 1위(제네시스), 2013년 중형차 부문 1위(쏘나타)를 차지했지만 올해는 상위권에 진입한 모델이 없었다.



위기감이 고조되자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앨라배마주 몽고메리의 현대차 북미공장과 캘리포니아주 판매법인을 차례로 방문하는 등 현장 점검에 나서기도 했다.



작년 유럽 시장에서는 2008년 이후 5년만에 처음으로 판매 실적과 점유율이 뒷걸음질친 데 이어 올해 1월까지도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가 집계한 2013년 브랜드별 유럽연합(EU) 27개국 판매실적에 따르면 현대차는 전년보다 2.2% 감소한 40만8천대를 팔았고, 점유율은 3.5%에서 3.4%로 0.1%포인트 떨어졌다.



올해 1월 판매량도 3만대에 그쳐 전년 동기보다 5.9% 줄었다.



기아차 유럽 판매량은 작년 32만9천대, 올해 1월 2만4천대로 각각 0.4%와 3.6%증가했다.



여기에는 두 업체의 브랜드 전략 차별화도 한몫을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차는 유럽·미국의 진입 장벽을 넘기 위해 저가 공세를 펼쳤던 과거와 달리프리미엄 브랜드로 변신하기 위한 고급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지만 기아차는 역동적인 이미지와 세련된 디자인을 무기로 젊은층을 공략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실제 기아차가 유럽을 겨냥해 출시한 전략 차종인 준중형 해치백인 프로씨드와씨드, 씨드SW 등은 작년 레드닷 디자인상 제품디자인 부문을 휩쓸기도 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엔저 효과로 일본차들이 가격을 내리는 와중에 우리는 '제값받기' 정책을 고수해 시장을 뺏긴 측면이 있다"면서 "올해는 다양한 신차 라인업을선보여 분위기를 반전시킬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eugenie@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