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 집유 선고에 한화 '안도'…LIG '침묵'>

입력 2014-02-11 17:49
재계 "환영…조속한 경영정상화 기대"



형사사건에 연루돼 한동안 구속 피고인 신분을 유지했던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과 LIG그룹 구자원 회장에게 11일 집행유예 판결이 내려지자 재계는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장기간 경영공백에 시달렸던 한화[000880]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경영 정상화에 기대를 걸었지만, 그룹 총수가 풀려나면서도 두 아들의 동반 실형이라는 예상밖의 상황을 맞은 LIG는 복잡한 심경 속에 말을 아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김 회장과 구 회장의 선고 결과에 대해 "사법부가 깊은 고민 끝에 내린 판단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특히 김 회장에 대해서는 "나름대로 회사를 살리려고 하다 실정법을 어긴 것이었는데 집행유예로 풀려나와 그나마 다행스럽다"며 "흐트러진 한화의 경영이 조속히정상화되길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재계 일각에서는 이번 판결이 다른 기업 총수들에 대한 선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아울러 이날 웅진그룹이 지주회사 웅진홀딩스[016880]의 법정관리 조기 졸업으로 새 출발을 하게 됐다는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각종 악재에 처했던 주요 기업들이속속 경영 정상화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고무된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3년6개월간 '총수 부재' 상황을 겪던 한화는 기대감을 내보였다. 그룹 측은 선고공판 직후 "재판부의 판결을 존중한다"면서 "오랜 재판으로 인한 경영위기를 극복함과 동시에 반성과 개선을 통해 국가경제에 이바지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카리스마가 남다른 김 회장이 사실상 전권을 갖고 그룹 경영을 진두지휘했기 때문에 한화로선 그동안 김 회장의 장기 경영공백에 따른 추진력 부재에 아쉬움이 클수밖에 없었다.



최근 추진한 인수·합병(M&A)이 대부분 성사되지 못했고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사업에서도 신규 수주가 없는 등 난항이 이어졌던 한화는 김 회장이 경영일선에복귀하면 미뤄졌던 의사결정을 마무리짓고 경영을 정상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LIG그룹은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1심에서 법정구속됐던 구 회장이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풀려났지만함께 기소된 두 아들의 선고 결과가 기대한 방향과 다르게 흐르면서 상황이 더 복잡해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날 판결에서 구 회장의 장남 구본상(43) LIG넥스원 부회장은 징역 8년에서 징역4년으로 감형됐지만 실형이 유지됐고, 차남 구본엽(41) 전 LIG건설 부사장은 무죄였던 원심과 달리 징역 3년을 선고받고 전격적으로 법정구속됐다.



일단 구 회장의 집유 판결을 다행으로 받아들이는 기류는 감지된다. 그룹 관계자는 "회장께서 풀려났으니 피해 변제와 관련한 여러 현안들과 경영 정상화 문제를해결하는 일에 나서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장남 실형 유지'와 '차남 법정구속'이라는 상황 때문에 당혹해하는 분위기도 엿보인다.



기업어음 발행 피해액을 대부분 변제한 만큼 이를 사법부가 좀 더 적극적으로양형에 반영해 줬으면 하는 기대감이 없지 않았지만 선고 결과와는 상당한 거리가있었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이달 중하순께 대법원 선고공판을 앞둔 SK 최태원 회장 측도 이날 선고결과에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SK 관계자는 "사건은 전혀 별개지만 김 회장 공판 당시의 흐름이나 분위기가 최회장 재판상황과 연결되곤 하지만 최 회장 선고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전혀 예측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jooho@yna.co.kr, prayerahn@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