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보고서 "규제범죄자 양산하는 과잉범죄화 심각"
규제위반에 대한 무분별한 형사처벌로 국내 전과자 수가 인구 4.5명중 1명꼴인 1천100만명에 달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3일 '과잉범죄화의 법경제학적 분석' 연구보고서를 통해 가장 강력한 공권력인 형사처벌이 무분별하게 확대 적용돼 규제범죄자를 양산하는 과잉범죄화가 심각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법경제학적 관점에서 볼 때 형사처벌은 피해규모와 고의성이 높은 행위에서만 선별 적용돼야 하는데도 한국에서는 각종 규제위반 및 민사소송대상 행위들에 대해서까지도 형벌이 확장되고 있는 추세라고 지적했다.
그 결과 2010년 국내 전과자 수는 1천100만명에 근접, 인구대비 전과자 비중이22% 수준에 달하게 됐다.
국내에서 각종 행정규제를 위반했을 때 부과되는 제재수단 중 형벌 비중은 44%에 이르며 2010년 현재 국내 발생한 범죄 192만건 가운데 행정범죄가 51%나 차지하고 있다.
특히 행정범죄는 1982년 일반범죄건수를 추월한 이후 20년간 증가세가 매우 가팔랐고 일반범죄의 2배가 넘는 해도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를 작성한 김일중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런 과잉범죄화 경향은 법집행의 효율적 배분을 저해할 수 있고 검·경 및 관료의 법 집행 과정에서 재량권수준을 높여 부패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이중에서도 경제력 집중억제 행위 등을 주요 골자로 하는 공정거래법은 일괄적으로 형법 규정을 적용해 과잉범죄화를 부추기는 주범으로 지목됐다.
김 교수는 이에 따라 피해규모와 고의성을 따져 그 정도가 현저히 낮은 경제력집중억제행위와 불공정거래행위, 사업자단체금지행위에 대해서는 형벌규정을 폐지하는 비형벌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jooho@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