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家 건설사 합병…건설업 판도 변화 불가피>(종합)

입력 2014-01-16 16:26
<<현대건설의 엔지니어링 보유 지분을 72.5%로 수정하고 합병에 대한 건설업계의 반응 추가.>>현대엔지니어링·엠코 결합→10위권 건설사 도약합병회사 오일·가스 플랜트 주력…타사 인수합병에도 영향



현대엠코와 현대엔지니어링이 합병하면서 국내 건설시장에도 판도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두 회사의 합병으로 시공능력평가 10위권으로 진입함과 동시에 각각 건축과 플랜트 설계·시공에 장점이 있던 두 회사가 합쳐지면서 수주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크기 때문이다.



현대건설[000720]의 자회사로 시작한 현대엔지니어링은 창사 40주년에 현대엠코를 품에 안고 상위권 건설사로 도약하는 기회를 잡았다.



◇ 합병 시너지 기대…시공능력평가 10위권 도약 이번에 현대엠코를 흡수합병하는 현대엔지니어링은 1974년 현대건설의 자회사로설립돼 올해 창립 40주년을 맞는다.



현대건설이 현대자동차그룹에 인수되면서 현대차그룹의 계열사로 편입됐으며 현대건설이 지분 72.5%를 보유하고 있다. 해외 플랜트 설계와 건설을 전문으로 하는업체로 지난해 매출 2조4천억원, 시공능력평가는 54위를 기록했다.



현대엠코는 현재 현대차그룹이 자동차·제철 등 그룹 공사를 위해 2002년 설립한 회사로 2013년 기준 매출 3조4천억원, 시공능력평가 순위 13위 건설사다.



매출 외형은 현대엠코가 크지만 회계법인의 평가에서 현대엔지니어링의 주식가치가 높게 평가되면서 엔지니어링이 현대엠코를 흡수합병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현재 발행주식은 현대엠코 2천만주, 현대엔지니어링이 404만3천주로 합병비율에따라 앞으로 현대엠코의 주식은 355만2천341주로 축소된다.



지난해 양사의 통합매출은 6조원으로 매출액 기준으로는 건설업계 8위에 오를전망이다.



인력 등 조직 역시 현대엔지니어링이 3천400명, 현대엠코가 1천700명으로 엔지니어링이 엠코의 2배 수준이어서 엠코보다는 엔지니어링이 흡수합병하는 형태가 바람직하다는 평가다.



두 회사의 통합으로 건설업의 시공능력을 가름하는 시공능력평가액 순위도 변화가 예상된다.



2013년 기준 현대엠코의 시공능력평가액은 현대엠코가 2조4천764억원, 현대엔지니어링이 4천847억원으로 두 회사를 합해 11위에 해당한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양사 모두 수주 실적이 양호할 것으로 예상돼 올해 7월에 발표할 시공능력평가에서는 10위권 진입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업계는 현대차그룹의 막강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통합법인에 추가 지원이 이뤄질 경우 외형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통합 시너지 효과도 상당할 전망이다. 현대엠코는 주택·일반 건축 분야에 주력해온 반면 현대엔지니어링은 석유화학·가스 플랜트 공사에 강점이 있어 중복되는분야가 없다.



현대차그룹은 앞으로 합병회사의 화공플랜트 부문의 전문성을 강화해 오일·가스 플랜트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그룹내 또다른 건설 계열사인 업계 1위의 현대건설은 발전 플랜트를 포함한 토목·인프라 사업에 주력한다. 이 경우 현대건설의 기존 오일·가스 플랜트 업역이과거에 비해 다소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합병법인은 엔지니어링의 설계·시공 전문성과 현대엠코의 시공 관리능력을 전략적으로 결합해 해외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기대했다.



두 회사의 합병에 대형 건설사들도 다소 긴장하는 모습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현대엠코와 현대엔지니어링은 기존에도 협력 관계에있는 회사여서 이번 합병으로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시장의 유력한 '플레이어'가 하나 더 늘어나는 셈이어서 주요 건설사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수 있다"고 밝혔다.



또다른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덩치 큰 회사가 하나 더 생기는 셈이라 신경쓰이는 건 부인할 수 없다"며 "자체 경쟁력을 키워 뛰어넘을 전략을 세워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 업계 건설·엔지니어링 인수합병 줄잇나 이번 합병이 다른 건설사와 엔지니어링업체의 인수·합병(M&A)의 신호탄이 될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우선 작년부터 본격적으로 회자되고 있는 삼성물산[000830]과 삼성엔지니어링[028050]의 합병설이 재차 수면 위로 떠올랐다.



삼성물산은 작년 7월 삼성엔지니어링의 주식 10만주를 취득한 뒤 지속적으로 지분을 늘려 지분율을 7.81%까지 확대했다. 이에 따라 현재 제일모직[001300](13.1%)에 이은 삼성엔지니어링의 2대 주주로 올라선 상태다.



삼성물산은 지분 확대가 협업 강화와 시너지 효과 확대를 위한 조치라고 설명하고 있으나 업계는 삼성그룹의 건설업종 통합을 위한 사전 정지 작업이라는 시선을거두지 않고 있다.



그간 삼성그룹 안팎에서는 삼성물산·삼성엔지니어링·삼성중공업·삼성에버랜드가 벌이는 건설사업을 하나로 통합해 효율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이에 대해 "현대엠코와 현대엔지니어링의 합병으로 삼성물산-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설이 다시 돌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합병 움직임이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최근 건설사들의 해외 사업 비중 확대와 맞물려 다른 대형 건설사의 엔지니어링회사 인수설도 고개를 들고 있다.



국내 건설경기 침체로 해외에서 활로를 찾고 있는 상황에서 수주 경쟁력 강화의핵심 역할을 하는 엔지니어링 업체의 중요성이 나날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GS건설[006360]은 아랍에미리트(UAE) 현지 업체인 글로벌프로세스시스템즈(GPS)을 포함한 엔지니어링 업체의 인수합병을 검토하고 있다.



GS건설 관계자는 "해양플랜트 사업 진출을 염두에 두고 관련 사업 분야에서의경험과 기술을 축적한 엔지니어링 업체를 물색하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최근 해외 주택사업과 플랜트 사업을 부쩍 강화하고 있는 한화건설 등 기타 대형 건설사들 역시 엔지니어링 업체와의 협업 필요성을 점점 크게 느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sms@yna.co.kr, ykhyun14@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