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표창구 117곳 폐쇄…390명 발매기 등 안내업무
부채에 시달리는 코레일(한국철도공사)이 인력효율화를 위해 전국 철도역에서 매표창구를 줄이고 승차권 자동발매기를 설치했으나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매표창구에서 표를 팔던 직원 수백 명이 대부분 그대로 남아 승차권 발매기나맞이방(역대합실) 안내 업무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2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정우택(새누리당) 의원이 코레일에서 제출받은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코레일은 2011∼2013년 2단계에 걸쳐 24억원을 들여 전국 95개 철도역에 승차권 자동발매기 359대를 설치하는 대신 117개의 매표창구를 줄였다.
하지만 이곳에서 일하던 인력 가운데 390명은 기존 근무지에서 안내 업무를 하고 있다.
코레일은 지난해 4월 1단계로 33개 역의 38개 매표창구를 없애면서 창구당 교대근무를 하는 3명의 인력을 다른 곳으로 배치하는 계획을 세웠다.
실제로 영등포역, 수원역, 광명역에서는 창구가 하나씩 없어지고 각각 직원 3명이 다른 역으로 전출됐다.
그러나 대전역, 해운대역, 전주역, 순천역, 정읍역 등에서는 매표창구에서 일하던 직원들이 자동 발매기 안내로 업무를 바꿨다.
폐쇄된 38개 창구에서 일하던 114명 가운데 신설된 역 등에 전환배치된 인력은32명에 불과했다.
코레일의 인력 효율화 사업이 제대로 되지 않은 사례는 또 있다.
코레일은 신호설비를 자동화하고 역별로 운영하던 신호 업무를 거점역으로 통합하는 '지선구간 운전취급 거점화 사업'을 2007년부터 2011년까지 했다. 한 역에서주변의 3∼4개 역을 제어하도록 하는 사업이다.
정우택 의원이 입수한 감사원의 처분요구서에 따르면 전국 35개 역의 평균 근무인력은 거점화 전 6.4명에서 거점화 후 5.7명으로 감소하는데 그쳤다.
경북 무릉역은 거점화로 영주역에서 제어 받는데도 거점화 사업이 끝난 2012년까지 근무자 수가 9명으로 한 명도 줄지 않았다. 무릉역은 화물역이지만 화물 발차는 없고 도착만 하루 1번꼴로 연간 매출액이 1억원이 되지 않는 역이다.
또 전국에 하루 평균 이용객 100명 이하인 여객역은 47개로 연간 역당 평균 수입은 7천500만원에 불과한데 근무자는 5.8명으로 채산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평균 승객과 직원 수가 9명으로 같은 곳도 있다.
정우택 의원은 코레일의 인력 효율화 사업이 정년퇴직 등 자연감소에 의존하고있다고 지적하면서 "눈 가리고 아웅 식이 아니라 실제 인력 감축으로 이어져야 인건비 등 실질적 비용절감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이 같은 지적에 대해 "강제로 퇴직을 시킬 수는 없는 일"이라면서 "정년퇴직 등으로 인원이 차차 감소하고 있다. 연말이면 현원이 정원 밑으로내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수입이 많지 않은 역에도 인력이 배치돼 있지만, 지형적 특성 때문에 인력을 빼면 사고 우려가 있는 곳도 있다"고 설명했다.
코레일의 임직원 수는 지난달 말 현재 2만8천181명으로 정원보다 200명 많다.
코레일의 매출 원가 대비 인건비는 지난해 기준으로 41.2%를 차지했다.
kimyg@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