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차, 독일차 쏠림 현상 속 '고군분투'>

입력 2013-10-22 06:21
혼다·닛산은 30∼40% 고성장…예전보다 위상 크게 후퇴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유럽차, 특히 독일차로의쏠림 현상이 가속화하는 가운데도 일본차들이 고군분투하고 있다.



도요타는 신차를 대거 쏟아냈던 지난해보다 올해 판매량이 크게 줄었지만 혼다나 닛산은 30∼40% 고성장을 달성하며 선전하고 있다. 다만 과거 일본차들이 수입차1위를 거머쥐었던 시절과 비교하면 지금은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는 셈이다.



22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일본의 대표 자동차업체인 도요타는 올해 1∼9월 판매 실적이 6천27대로 작년 같은 기간과 견줘 24.8%나 줄었다. 점유율도 8.37%에서 5.19%로 주저앉았다.



엔저 덕에 도요타 본사가 큰 폭으로 영업실적이 개선된 것을 바탕으로 5월부터공격적인 할인 프로모션에 나서기까지 했던 점에 비춰보면 이런 성적은 더 뼈아프다.



한국토요타자동차는 간판 중형 세단인 캠리 2.5ℓ에 대해 최대 300만원까지 할인해주는 등 파격적인 할인에 나섰다. 이 바람에 캠리의 가격은 준대형차인 현대자동차[005380]의 그랜저와 비슷한 수준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한국토요타 관계자는 "캠리나 미니밴인 시에나, 하이브리드인 프리우스 등 인기가 많은 차종의 경우 공급이 달리는 바람에 충분히 판매를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여기다 지난해 도요타의 신차가 대거 쏟아지면서 판매량이 급격히 치솟았던 바람에 올해 실적이 상대적으로 부진한 것처럼 보이는 일종의 '착시' 현상을 낳는다는것이다.



그러나 이런 사정을 감안해도 올해 1∼9월 전체 수입차 시장이 20% 이상 성장한것에 비춰보면 도요타의 성적에 후한 점수를 주긴 어렵다.



반면 도요타의 고급차 브랜드인 렉서스의 경우 24.3% 판매량을 늘렸다. 하이브리드 모델인 ES 300h를 중심으로 판매가 호조를 보이며 일본 럭셔리차의 자존심을지킨 것이다.



그러나 판매대수(3천927대)로 보면 BMW(2만5천88대)나 메르세데스-벤츠(1만8천584대)에 크게 못 미친다.



특히 전성기인 2006년 '강남 쏘나타'로 불리며 한해 6천581대를 팔아 수입차 시장 1위에 올랐던 시절과 비교하면 초라한 실적이다.



혼다와 닛산의 경우 올해 1∼9월 각각 3천913대, 2천236대를 팔아 전년 대비 35.5%, 40.2%의 높은 성장세를 기록하며 독일차들 틈새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



그러나 혼다의 경우 1만2천356대를 팔며 수입차 시장 1위에 올랐던 2008년과 비교하면 브랜드의 위상이 크게 후퇴했음을 보여준다. 특히 30% 이상 고성장했는데도여전히 전성기 시절 판매량을 크게 밑돈다는 점은 오히려 그간의 부진을 짐작하게한다.



특히 혼다와 닛산 역시 올 3월께부터 주력 모델들에 대해 100만∼200만원씩의할인 정책을 내세워 시장 공략에 나섰다는 점에서 이런 성적은 힘겹게 거둔 수확이다.



닛산의 고급차 브랜드인 '인피니티'도 9.2% 판매가 줄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다만 닛산 관계자는 "7월 G25 모델을 3천만원대 가격에 내놓은 이후 판매가 급증하고 있어 연말까지 가면 작년 수준의 판매량을 기록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일본차들의 이런 고전은 가솔린이나 디젤 고연비 차량을 찾는 국내 시장의 흐름을 제대로 따라잡지 못한 결과란 것이 수입차 업계의 분석이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2008년 리먼 브라더스 사태가 터지면서 수입차의 수요가고연비 차량으로 확 바뀌었는데 일본차들이 이런 변화를 잘 따라가지 못했다"며 "특히 독일 브랜드들이 전략적으로 가격을 낮추면서 경쟁력을 키운 점도 일본차에 불리하게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일본차들이 국내에서 신차를 제때 내놓지 못한 점도 고객 이탈의한 원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도 "독일차의 브랜드 파워와 연비 성능이 소비자들한테 먹히는데가솔린 차량이 그런 연비를 따라가지 못하다 보니 일본차들이 고전하는 것 아닌가싶다"고 말했다.



한국토요타 관계자는 "독일차들이 워낙 잘 나가다 보니 상대적으로 부진한 것처럼 보이지만 내부적으로는 목표한 대로 영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sisyphe@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