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도 사업재편…경영권 승계 신호탄인가>

입력 2013-10-17 17:11
승계 포석 보다는 계열사 수익 위한 사업조정 해석에 '무게'



현대제철[004020]이 현대하이스코[010520]의 자동차 강판(냉연) 사업부문을 합병함에 따라 삼성그룹에 이어 현대자동차그룹도 경영권 승계를 위한 사업 및 지배구조 개편에 나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대제철은 이번 합병으로 현대하이스코 당진공장과 순천공장을 인수해 제선(쇳물 생산)에서 제강, 연주를 거쳐 열연강판 생산뿐 아니라 하공정 제품인 냉연강판까지 생산하는 일관제철소로 탈바꿈하게 됐다.



현대제철은 이로써 매출액이 작년 기준 14조원대에서 20조원대로 늘어나게 된다.



최근 삼성그룹에서 이뤄지는 일련의 계열사 사업재편이 3세 승계구도를 구축하기 위한 포석인지 관심이 높아지는 시점이어서 현대차그룹의 이런 움직임은 더 주목을 받고 있다.



삼성에서는 삼성에버랜드의 제일모직[001300] 패션사업 인수 추진, 삼성SDS의 SNS 흡수 합병, 삼성물산[000830]의 삼성엔지니어링[028050] 지분 매입 등이 이뤄지고 있다.



재계 2위인 현대차[005380]그룹의 이런 거대 합병을 둘러싸고 증권가에서는 계열사간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피하면서 취약한 지배구조를 개편, 경영권을 효율적으로 승계하려는 취지가 녹아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합병이 완료되면 현대하이스코의 최대주주(29.37%)인 현대차는 현대제철 지분을새로 보유하게 된다. 일각에서는 정몽구 회장이 합병후 보유하게 되는 현대제철 주식을 기존 현대제철이 보유한 현대모비스 주식과 맞바꿀 것이라는 예상을 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현대차 지배구조의 취약점인 순환출자 고리를 끊고 정몽구 회장의장남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에게 주식지분을 몰아줄 수 있는 단초를 마련해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현대차그룹측은 "현실성 없는 시나리오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현대차그룹의 한 관계자는 "정의선 부회장은 현대제철이나 현대하이스코에 지분이 전혀 없다"며 "이번 사업조정은 계열사간의 기능적 합병일 뿐 경영권 승계와 연관짓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실제 현대제철은 현대하이스코 냉연사업 부문 합병으로 열연·냉연 강판 공정을일원화하게 돼 생산원가를 절감할 수 있게 되고 재무구조가 좋은 하이스코와의 합병을 통해 수익성 제고 효과도 얻을 수 있게 된다.



현대차그룹으로서도 자동차 생산의 수직계열화를 완성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포스코 등 메이저 철강사도 모두 열연과 냉연 강판 공정을일원화한 구조를 갖고 있는 마당에 현대제철이 하이스코 합병을 통해 사업을 일원화할 것이라는 관측은 기정사실화된 얘기"라고 전했다.



특히 한보철강을 인수한 뒤 출범한 현대하이스코의 규모와 기능을 봤을 때 현대제철과 이미 합병했어야 마땅하지만 현대차그룹으로선 충분한 합병 시너지 효과가생기는 시점을 판단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가능하다.



현대차그룹의 내부 소식에 정통한 재계 관계자도 "정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문제와 관련이 있으려면 현대엠코, 또는 현대글로비스[086280]의 사업구조 조정이 필요한데 이번 합병 사안은 이것과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고리의 지배구조를 갖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후계자로 꼽히는 정의선 부회장은 기아차 주식 706만1천331주(1.74%)와 현대차 주식 6천445주(0.0001%)를 갖고 있을 뿐이어서 현재 자산승계율은 33.



6%(3조856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정 부회장이 아직 그룹 경영권을 틀어쥘 지배력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에 현대차그룹내 사업조정은 경영권 승계 및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해 항상관심을 받을 수밖에 없다.



jooho@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