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친환경차 시장이 수입차 업체들의 주도로서서히 확대되기 시작해 디젤차에 이어 친환경차도 수입차에 시장을 내주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3일 자동차업계와 산업연구원 등에 따르면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하이브리드는올 상반기 1만5천9대가 판매돼 2.0%의 판매비중을 차지했다. 수출도 2만5천480대를기록했다.
특히 수입 하이브리드는 3천2대가 판매돼 그 비중이 20%에 이르렀다. 전체 수입차의 시장점유율이 10% 정도인 것을 고려하면 초기 하이브리드시장 확대 단계에서수입차가 선도하고 있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상반기 내수시장 침체속에 수입차 판매가 매월 판매기록을 경신하는 것도 친환경차 판매 증가에서 힘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도요타는 상반기 국내 판매차량의 23.7%를 하이브리드가 차지했으며 고급브랜드인 렉서스는 전체 판매 차량의 50%가 하이브리드였다.
친환경차의 범주를 클린디젤차까지 넓힐 경우 수입 완성차업체들의 역할은 더욱커진다. 지난해 전체 수입차 판매의 50%를 폴크스바겐, BMW 등 독일계 디젤차가 차지했다.
또다른 친환경차인 전기차는 상반기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90여대 판매에 그쳤으나 하반기에 2종의 모델이 출시되고 가격도 크게 내릴 예정이어서 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전기차는 기아차[000270]의 레이EV 한종 뿐이지만 오는 10월엔 르노삼성의SM3 Z.E, 한국GM의 스파크EV가 출시될 예정이다. 내년에 기아차의 쏘울, BMW의 i3가나오면 최소 5종의 전기차가 국내에서 경쟁하게 된다.
이미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친환경차 시장이 확고히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환경규제 강화로 주요 완성차업체들이 내연기관차에 비해 가격과 성능이뒤지지 않는 친환경차 개발에 나서면서 판매증가로 시장이 확대되는 추세다.
올 상반기 미국 자동차시장에서는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 등친환경차 판매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3%나 증가했고 일본 내수시장에서 하이브리드 판매 비중은 16%를 웃돌고 있다.
우리나라도 정부가 2020년까지 평균연비 규제기준을 리터당 20㎞까지 상향하는등 환경정책 및 규제를 강화하면서 친환경차 수요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오는 2015년 저탄소 차량 보급을 위해 저탄소 협력금 제도를 계획대로 시행할경우 기존 중대형 내연기관차가 중형급 하이브리드로 대체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제도는 탄소배출이 많은 대형차량 구입시 부담금을 부과하고 탄소배출이 적은 소형차나 전기차 등을 구입할 때 보조금을 주는 제도다. 프랑스는 2008년 이와비슷한 '보너스-맬러스' 제도를 도입한 뒤 1년 만에 저탄소차 판매량이 46.3% 늘었다.
김경유 산업연구원 성장동력산업연구실 연구위원은 "친환경차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보이지만 국내 완성차업체들이 제품확장에 소극적이라는 문제가 있다"며 "선점효과가 높은 시장형성 초기단계에 국내 친환경차 시장에서 수입차 비중이 커지는 것은 국내 자동차산업 경쟁력에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jooho@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