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그룹과 오리온그룹 오너 일가가 이번 추석 연휴 때 만나 동양그룹의 만기 도래 기업어음(CP) 상환 지원 문제를 집중논의할 것으로 보여 관심이 쏠리고 있다.
17일 산업계에 따르면 동양그룹과 오리온그룹 오너 일가는 이번 추석 연휴에 이웃한 서울 성북구 성북동 자택에 주로 머물거나 역시 성북동에 있는 모친 이관희 서남재단 이사장 자택에 모여 동양그룹 지원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추석 연휴가 5일로 예년보다 긴데다 최근 동양그룹 지원 문제가 불거진 만큼 자연스럽게 논의의 자리가 마련되지 않겠느냐는 것이 재계의 관측이다.
한 관계자는 "두 그룹 오너 일가가 추석 연휴에 모친댁에 모여 지원 등에 대해이야기를 나눌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오리온 이화경 부회장은 동양그룹 창업주 고(故) 이양구 회장의 둘째 딸로, 동양그룹 이혜경 부회장의 동생이다. 모친 이관희 서남재단 이사장이 담철곤 회장과이화경 부회장에 동양그룹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져 이번 추석 때도 지원을 설득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동양시멘트 등 5개 계열사가 발행한 CP는 총 1조1천억원 수준으로 이달부터 차례로 만기가 돌아온다.
동양그룹 측은 오리온 대주주인 담 회장(12.91%)과 이화경 부회장(14.49%)이 보유한 오리온 주식을 담보로 신용을 보강해 총 5천억∼1조원 규모의 자산유동화증권(ABS)을 발행해 CP를 상환할 계획을 마련해 놓고 있다.
동양 측은 담 회장과 이 회장이 최대 3천억원 규모의 지분을 담보로 내놓으면 ABS를 5천억∼7천억원 정도만 발행해 CP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동양측은 동양매직, 동양시멘트와 동양증권[003470] 지분 등 자산이 팔리는 대로 담 회장 부부에게 갚아 오리온 지분을 안정적으로 지켜주겠다는 뜻을 오리온 측에 전달했다.
그러나 이번 추석 연휴 때 논의를 하더라도 전격적인 합의에 도달할 가능성은크지 않다는 게 재계 안팎의 관측이다.
담 회장과 이 부회장 입장에선 개인이 보유한 오리온 지분 15∼20% 정도를 내놔야 하는 문제여서 결단을 내리기 쉽지 않다. 동양그룹 지원에 나섰다가 최악의 상황에는 지분을 돌려받지 못할 가능성도 있고, 이렇게 되면 오리온 경영권도 위태로울수 있기 때문이다.
오리온 측 관계자는 "우린(오리온) (동양그룹 지원) 여력이 없다"며 "아직 임원회의 등 그룹 내에서 정식으로 이 문제(동양그룹 지원문제)가 거론된 적이 없다"고단호하게 말했다.
그는 또 "회장 부부의 개인적인 고민인 만큼 숙고하고 있는지, 추석 연휴에 만나 지원 문제를 나눌 지도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동양그룹 측 관계자는 "오리온 측이 지원해주면 CP 상환 문제를 해결하고 정상적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채권단과 재계 안팎에선 동양그룹의 어려움 현실화로 금융권과 산업계에 몰고올파장 등을 고려할 때 오리온 측도 일정 부분 지원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있다. 채권단의 여신 규모는 9천여억원 수준이다.
채권단과 금융감독원 측은 "개인투자자가 손실을 보고 채권은행들만 출혈 지원에 나설 수 없다"며 "오너 일가는 어느 정도 부실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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