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해야 산다"…삼성 계열사, 주력사업 바꾸기 활발>

입력 2013-09-11 06:05
삼성에버랜드·제일모직·삼성SDI 등 '변신'



삼성그룹 계열사들이 주력사업을 바꿔가면서 끊임없이 변신하고 있다.



회사 이름만 놓고 보면 "정말 이런 사업을 하나"하는 의문이 들 정도로 생소한사업이 회사를 먹여 살리는 것이다.



컴퓨터 제조업체로 출발했던 애플이 휴대전화 제조업체로 변신해 '제2 전성기'를 열었던 것처럼 삼성 계열사들도 기존 사업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나가고 있다.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삼성에버랜드의 주력사업은 급식사업이다.



1963년 동화부동산주식회사로 시작해 중앙개발주식회사를 거쳐 1997년 삼성에버랜드가 된 이 회사는 올 상반기에 FC(Food Culture)사업을 통해 전체 매출의 45.3%를 올렸다. 2011년 40.5%였던 FC사업의 비중이 1년6개월사이에 5%포인트 가까이 올라갔다.



두 번째로 비중이 큰 사업은 E&A(Engineering & Asset)사업으로 42.9%를 차지했다. 이는 건축·토목·조경·부동산서비스 등과 관련된 일로 역시 에버랜드의 이름으로는 잘 연상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 회사이름을 떠올릴 때 제일 먼저 떠오르는 레저사업의 비중은 얼마나 될까? 워터파크인 캐리비언베이와 놀이시설인 에버랜드 등 레저시설을 운영해 벌어들이는 매출은 11.8%에 불과하다.



사업별 매출 트렌드를 보면 FC사업과 E&A사업의 비중은 계속 커지지만 레저사업의 비중은 쪼그라들었다.



TV 브라운관을 주력으로 했던 삼성SDI[006400]도 변신에 성공한 케이스다.



올 상반기 매출의 67%는 2차전지사업을 포함한 에너지 및 기타사업에서 나왔고전통적인 제품인 디스플레이를 통해서는 33%의 매출만 올렸다.



1970년 설립된 삼성SDI는 진공관과 브라운관 사업을 시작으로 LCD와 PDP, 그리고 AMOLED(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 사업까지 진출했던 디스플레이 전문기업이지만이제는 ƈ차전지 전문기업'으로 불러야 할 판이다.



새로운 먹거리를 2차전지로 정하고 뛰어든 지 10여년만에 완전히 변신한 것이다.



삼성전자[005930]도 생활가전사업에서 반도체사업을 거쳐 지금은 IT·모바일사업이 주력이 됐다.



삼성전자는 여기에 그치지 머무르지 않고 의료기기사업 등을 신사업으로 정하고새로운 변신을 준비해 나가고 있다.



제일모직[001300]의 '모직'은 '베를 짜는' 일이지만 이 회사의 사업은 모직과는거의 상관이 없다.



전체 매출의 43%는 케미칼사업, 26%는 전자재료사업에서 나온다.



패션사업을 통해서는 30%의 매출을 올렸지만 이중 모직이 차지하는 비중은 1%수준이다.



1%밖에 매출을 올리지 못하는 사업을 회사 이름에 달고 있는 게 의아하게 다가올 정도다.



기업들이 주력사업을 바꾸는 것은 기업가적인 감각에 따른 의사결정과 함께 수년간의 과감한 투자가 뒤따라야 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기업들은 주저하고 있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트렌드가 바뀌고 경영환경이 달라지는 상황에 맞춰 새로운먹거리를 찾아가야 기업들이 도태되지 않고 장수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11일 "기업들이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지만 실행에 옮기기는 쉽지 않다"면서 "특히 불황일수록 기존 사업을 통해 '기업 지키기'를 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해 신규사업에 뛰어들기는 더 어렵다"고 말했다.



sungje@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