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 활성화 선결 과제는 선박금융 정상화"
최근 컨테이너선을 비롯한 상선(商船)의 해상운임과 새 배를 만드는 데 필요한 평균 가격(신조선가)이 동반 상승세를 기록해 조선업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솔솔 자라나고 있다.
8일 한국해양수산개발원에 따르면 지난 4일 컨테이너선 운임지수(HRCI)는 504를기록해 작년 9월 초(9.5) 476.9보다 5.7% 상승했다.
주로 곡물류 등을 운반하는 상선인 벌크선 운임지수(BDI)도 작년 8월 말 703에서 현재 1천215로 올라 무려 72.8% 증가했다.
통상 운임지수는 선박 제조업 시황의 선행 지표로 통한다. 운임이 오를수록 발주가 늘어나는 식이다.
컨테이너선을 새로 만드는 데 필요한 평균 가격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국제 해운·조선 분석기관인 클락슨은 컨테이너선 1TEU(6m 길이 컨테이너 1개용량)를 건조하는 데 필요한 평균 가격이 올해 1분기 1만1천590달러에서 2분기 1만1천827달러로 소폭 상승했다고 전했다.
선박 건조비용을 수치화한 신조선가 지수(CNPI)는 2분기 74로 작년 동기간보다4.1% 떨어졌지만 1분기 변동률(-13.5%)에 비하면 감소폭이 한결 줄었다.
클락슨리서치는 또 8월 한달 수주량에서 한국이 170만CGT로 중국(90만CGT)을 추월한 가운데 1∼8월 전세계 선박 발주량이 2천612만CGT(수정 환산톤수)로 전년 동기1천649만CGT보다 58% 증가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전세계 수주잔량도 2008년 8월말 2억1천653만CGT를 기록한 후 지속적으로 감소해오다 지난 6월말 9천206만CGT로 저점을 기록하고선 7월과 8월 두달 연속증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전세계 수주잔량이 두달 연속 증가한 것은 5년만에처음이다.
1990년대 건조돼 선령이 비교적 낮은 선박의 해체 비중이 급증하는 등 선박 교체 주기가 빨라진 것도 조선업계에는 희망적인 조짐이다.
클락슨에 따르면 연간 해체량 가운데 90년대 건조 선박의 비중은 2010년 9.4%에불과했지만 2011년 15.5%, 2012년 31.5%, 올해 현재(8.27 기준)까지 47.6%로 치솟아약 3년만에 10대 중 1대꼴에서 2대 중 1대꼴로 증가했다.
국내 조선업계는 제품운반선, 대형 컨테이너선의 증가세 덕분에 상반기 수주량599만CGT(수정 환산톤수), 수주액 184억9천만달러의 실적을 올렸다. 이는 각각 작년동기간보다 61.5%와 24.6% 성장한 수치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는 "하반기 신조선 시장이 상반기와 마찬가지로상선 강세, 해양 약세의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셰일가스·오일 등 신자원 개발로 유가 하락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자 드릴십 등해양플랜트 발주는 감소한 반면 상선 시장에서는 LNG선, 대형 컨테이너선, 제품운반선 수요가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하반기와 내년 수주를 좌우할 과제로는 '금융조달' 문제 해결을 제시했다.
조선업계의 한 관계자는 "조선업은 발주처에서 선수금을 약간 받고 나머지는 업체가 조달해 선박을 건조한 뒤 잔금을 챙기는 '헤비테일'(Heavy Tail) 방식이라 원활한 수주를 위해서는 금융 조달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국내에서는 경쟁 상대인 유럽·중국 등과 비교해 자금 조달이 어렵다"면서 "체계적으로 하기 위해 선박금융공사 설립도 추진됐는데 무산돼 아쉬움이 크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eugenie@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