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상의 회장 취임 일성으로 '소통' 강조>

입력 2013-08-21 15:40
"경제민주화는 시대의 과제…소통 전제돼야""기업인 사회적 지위 높여야 지속가능경영"



21일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으로 취임한 박용만(59)두산그룹 회장이 취임 일성으로 정부와 경제계의 소통을 강조했다.



박 회장은 이날 서울 남대문로 상의회관에서 가진 취임식 직후 기자간담회에서"경제민주화는 양극화를 해소하고 불공정한 거래 관행을 없애기 위한 시대의 과제지만 조금 더 소통이 전제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어 "각종 관련 입법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이해관계자들 간에 이해의 폭을 넓히고 충분한 논의가 이뤄진다면 입법까지 가지 않고서도 유연한 해결책을 찾을 수도있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기업 규제에 대해서도 "규제가 필요하기 때문에 탄생한다는 데 전적으로 동의하지만, 규제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먼저 형성해야 한다"며 "공감이 안되면 오해에 따른 반대 목소리가 나온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주요 경제현안으로 통상임금문제와 투자확대를 위한 제도개선을 강하게 주문했다.



박 회장은 "지금까지 노사가 합의해온 임금체계가 존중돼야 하며,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투자가 이뤄지도록 외국인투자촉진법 등 제도 개선을 서둘러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박 회장은 기업과 기업인 사회적 지위 향상을 상의의 선결 과제로 제시했다.



그는 "상공회의소의 존재 이유는 기업과 기업인의 경제적 사회적 지위 향상에있고, 이것이 병행돼야 지속 가능한 경영을 할 수 있다"며 "기업인들이 먼저 솔선수범하고 사회가 이를 평가하면서 사회적 지위가 높아지는 선순환 구조가 정착되도록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다음은 박용만 회장과의 일문일답.



-- 상의회장으로서 맡은 역할이 많은데 두산그룹 경영업무와의 조율은.



▲ 슬기롭게 하겠다고 답변 드릴 수밖에 없다. 만약 그룹 경영과 상충이 돼 상의회장으로서의 일을 줄여야 한다면 애초부터 회장직을 맡지 않는 것이 옳은 처신이라고 생각한다. 공공의 선을 위해서 하는 일인 만큼 차질없이 수행하도록 하겠다.



-- 상법 개정에 대한 입장은.



▲ 상의를 포함한 경제단체에서 개정안 완화를 요구하는 안을 정부에 제출한 것으로 안다. 개정안 의련수렴 기간이 23일까지인데 여러가지 의견을 반영한 수정안이나올 것으로 기대한다. 수정안이 나온 뒤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 대통령이 다음달 베트남을 방문하는데.



▲ 베트남은 성장 잠재력 굉장히 큰 나라다. 대통령 방문에 맞춰서 상의 차원에서 현안을 파악해서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순방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다음주부터 많은 베트남 분들 만나서 얘기 들을 것이다.



-- 상의 위상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하셨는데.



▲ 상의는 중소기업부터 대기업까지 망라돼 있어 전체를 대변하고 경제발전의혜택이 모든 상공인들에게 돌아가도록 역할을 해야 한다. 그에 걸맞은 서비스를 하도록 노력하겠다. 소통을 위한 가교의 역할, 세계경제의 흐름과 미래를 바라보는 눈과 귀의 역할, 의사결정 위해 정보를 나누는 허브의 역할 등이 계획에 포함돼야 한다.



-- 기업인의 사회적 지위를 높이기 위한 방안은.



▲ 오늘 취임했는데 구체적인 계획을 가졌다면 거짓말이다. 그쪽 방향에 역점을두고 활동하겠다는 뜻이다. 사회적 지위를 높인다는 건 군림할 수 있는 위치에 가겠다거나 대접받겠다는 것이 전혀 아니다. 기업인들이 먼저 사회적 지위가 높아질 수있게 행동하고 바로 서야 하고, 그에 대해 합당하게 평가하는 선순환이 이뤄져야 한다. 그래야 지속가능한 경영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실행계획은 이제부터 만들겠다.



-- '소통의 달인'으로 통하는데, 조직(상의) 개편을 위한 복안은.



▲ 앞으로도 소통을 많이 하도록 노력하겠지만, 상의의 조직이나 일하는 방식에대해서는 급격한 변화가 필요하다고 보지 않는다. 130년 역사를 가진 조직이라면 필요에 따라 조직이 만들어졌을 것이라고 본다. 필요하면 변화하겠지만 이상만 갖고급격한 변화로 추진하는 건 옳지 않다. 다만 업무에 IT기술을 접목하는 등 선진화,과학화라는 면에서 할 일은 좀 있는 것 같다.



-- 아버지와 형이 상의 회장을 역임하겼는데.



▲ 개인적인 감회가 어찌 없겠나. 19살에 아버지를 여의었는데, 어릴 때 아버님이 활동하시던 걸 본 기억만 있다. 대를 이어서 봉사할 기회를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 취임사에서 압축성장으로 인한 문제를 언급했는데.



▲ 글로벌 기업들은 이삼백년 된 곳도 많지만 우리나라는 대부분 전쟁이 끝난뒤 출발해 역사가 반세기밖에 안 된다. 짧은 기간에 어마어마하게 빨리 성장해 성장통을 겪고 있다. 때로는 몸이 먼저 커지고 어떤 때는 마음이 빨리 자라고 했다. 해오던 방식을 바꾸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고, 급격하게 변하는 것은 더더욱 어렵다.



기업들 스스로가 변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서 변신을 위한 노력을 할 것이라고 본다. 내가 잘못된 행동을 바로잡을 수 있는 건 아니다.



abullapia@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