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학적인 추징금을 내지 않은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아들이 수백억원대 해외 골프장의 실질적인 소유주라는 사실이 알려져 파문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전두환 전 대통령의 미납 추징금 집행이 본격화된 상황이어서 김 전회장의 미납 추징금도 도마 위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
김 전 회장은 대우그룹 분식회계를 주도한 혐의로 2006년 징역 8년6월과 벌금 1천만원, 추징금 17조9천253억원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2008년 1월 특별사면됐다.
검찰은 2008년 '대우그룹 구명 로비 의혹'을 수사하면서 은닉재산을 찾아내 김전 회장이 페이퍼컴퍼니(유령회사)인 베스트리드리미티드(구 대우개발) 명의로 소유하던 주식 776만주(시가 1천100억원)와 횡령 자금으로 구입한 미술품 134점(구입가격 기준 7억8천만원)을 압류했다.
하지만 이는 전 회장이 내야 할 추징금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며, 17조원 이상이여전히 미납 상태로 남아 있다.
이런 가운데 검찰이 압류한 베스트리드리미티드 주식을 자산관리공사를 통해 지난해 공매 처분하자, 김 전 회장은 공매대금을 추징금 납부가 아닌 밀린 세금을 내는 데 쓰도록 해달라는 소송을 내기도 했다.
추징금은 연체 가산금이 없고 시효가 만료되면 내지 않아도 되지만, 세금은 체납하면 소멸 시효가 늘어나고 각종 불이익이 따르기 때문이다.
김 전 회장은 지난 5일 1심에서 패소하자 불복해 항소한 상태다.
김 전 회장의 미납 추징금 규모는 전 전 대통령(1천672억원)의 100배에 달하고,대검찰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추징금의 84%를 차지한다.
하지만 환수 방안은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게 중론이다.
16년 넘게 숨바꼭질을 해온 전 전 대통령의 미납 추징금 문제는 검찰이 최근 광범위한 압수수색과 함께 아들 등 일가족에게까지 집행 범위를 확대하면서 고삐가 조여지고 있다.
이른바 '전두환 추징법'으로 알려진 '공무원범죄에 관한 몰수 특별법 일부개정안'이 최근 발효돼 공무원 불법재산에 대한 몰수·추징 시효가 연장되고, 추징 대상도 가족 등 제3자로 확대된 것이다.
그러나 이는 공무원범죄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김 전 회장은 대상이 아니라는것이다.
더구나 이번에 김 전 회장 아들 선용씨가 유령회사를 통해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600억원대의 베트남 골프장은 해외 자산인데다 김 전 회장과의 관련성도 입증돼야 해 집행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abullapia@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