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계, 12년만의 회사채 인수제 부활에 '환영'>

입력 2013-07-08 18:04
"좀 더 연명할 수 있을 것" 반겨…"숨통 틔워줄 수준 못돼" 반응도



정부가 회사채 신속 인수제를 부활키로하자 건설과 조선·해운 등 장기 불황에 시달리는 업체들은 이 조치가 어느 정도 숨통을 틔워줄 것으로 보고 반겼다.



산업계는 그러나 워낙 불황이 장기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단기 처방으로는장기 불황에서 벗어나 회생 발판을 마련하기는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금융위원회는 8일 회사채시장 정상화를 위해 6조4천억원을 투입하는 시장 정상화 방안을 발표했다.



한국은행과 산업은행, 신용보증기금 등 기관들을 동원해 사실상 공적자금을 투입, 차환 등 발행의 길이 막힌 회사채를 인수해줌으로써 회사채 시장 정상화를 도모하고 기업들의 자금난을 덜어주자는 것이다.



올해 상반기 STX그룹 등의 구조조정과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유동성 회수) 움직임으로 냉각된 국내 회사채 시장을 녹여주고 장기 불황에 시달리는 기업들의 명줄도이어주자는 의도가 담겼다.



시장이 얼어붙으면 회사채를 쥔 기관투자가와 개인투자자들이 만기 도래 회사채상환을 요구하고 신규 회사채 매입을 꺼려 발행과 유통시장이 원활하게 돌아가지 않는다. 이 여파로 기업들은 만기 도래 회사채의 차환 발행과 신규 발행의 길이 막혀유동성 위기에 처해 도산하거나 구조조정의 길로 들어서고 투자자들은 손실을 보게된다.



올해 상반기 쌍용건설[012650]과 STX그룹이 구조조정에 들어간 것도 만기 회사채 상환 압박으로 유동성이 악화했기 때문이다. 어려운 영업 환경에 처한 현대상선[011200]과 한진해운[117930] 등 해운사들도 만기 도래 회사채를 모두 상환했다. 시장이 얼어붙으면 중소기업뿐 아니라 대기업들도 유동성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



올해 하반기에도 만기가 도래하는 건설·조선·해운업 부문 회사채는 4조원을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부터 지금까지 불황에 시달리는 건설, 조선, 해운 등불황 업종 기업들은 정부의 지원방안을 환영했다.



건설사의 한 관계자는 "최근 불황이 깊어지자 개인 투자자뿐 아니라 기관 투자가도 회사채 인수를 꺼린다"며 "일부는 갚고 일부는 정부 지원을 통해 재발행하면기업들이 좀 더 연명하면서 불황을 견딜 수 있다"고 말했다.



해운사의 한 관계자는 "업계 상위권 기업들이 법정관리에 들어간 상황인 만큼자금난을 덜어주는 방안이라면 뭐든 환영한다"며 "자금난을 덜어주는 데 일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선업계는 정부의 회사채시장 안정화 조치에 대해 "환영할 만하다"고 일단 반겼지만 "어려움에 부닥친 조선 등 업계의 숨통을 트이게 할 정도의 지원책은 아닌것 같다"고 언급했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는 "조선사들은 선박금융 지원에 대한 선호가 더 높은편"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시장 질서를 해치고 각 기관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부작용을 감수해가며 정부가 내놓은 이런 단기 지원책이 장기 불황에 빠진 기업들의 회생에 궁극적인도움을 주지 못할 수도 있다며 경제와 산업을 살릴 수 있는 근본적인 해법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동수 NH농협증권[016420] 애널리스트는 "회사채 차환발행이 쉽지 않은 건설·조선·해운 등에 정부가 보증을 해주면 위험 가중치도 낮아지고 투자자들의 손실 부담도 작아져 채권시장이 활성화할 수 있다"며 "다만 정상화를 위해 정부의 재정자금이 들어가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의 이번 조치가 가려운 곳을 곧바로 긁어주는 조치는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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