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 장기화하면 일본의 對韓 투자 급감 우려"

입력 2013-05-19 08:19
코트라 전망…"세제 혜택 등 투자 유인 인센티브 필요"



엔저 현상이 장기화하면 일본의 대한(對韓) 투자가 크게 위축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19일 코트라가 내놓은 '엔저가 일본의 대한 투자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한국에 대한 일본기업의 직접투자액은 38억4천만달러로 전체의 36.1%에 달했다. 이는 전년 대비 169% 급증한 것이다.



투자 신고 기준으로는 45억4천만달러로 미국과 유럽연합(EU)을 넘어 최대 투자국으로 부상했다.



최근 5년간 업종별 투자액을 보면 비즈니스서비스업이 22억8천만달러로 가장 규모가 크고 전기·전자 15억달러, 화공 12억7천만달러, 금융·보험 11억3천만달러 등의 순이다.



일본은 일반적으로 자동차·휴대전화·가전 등의 부품소재 생산기지 구축이나유통, 금융·보험 기업에 대한 투자 비율이 높은 편이다.



한국 시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투자 비중이 큰 만큼 당장에는 엔저에 따른급격한 투자 위축 등의 악영향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엔저 현상이 장기화하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엔화 가치 하락은 일본 기업의 해외 투자비용과 함께 수출품의 가격경쟁력을 높인다. 이는 해외 투자보다는 자국 생산을 통한 수출을 선호할 수 있는 요인이 된다.



우리나라가 세계적인 경쟁력을 보유한 자동차·휴대전화 등 국내 기업과의 전략적 관계가 필요한 일부 업종을 제외하면 대한 투자를 지속할 이유가 사라지는 셈이다.



특히 엔저에 따른 한국의 경기부진 우려와 일본의 경기회복 기대감이 맞물려 일본기업의 한국 투자 회피 현상이 시간이 갈수록 뚜렷해질 수 있다고 코트라는 전망했다.



과거 사례를 보면 1988∼1990년 일본 경제의 '버블 붕괴'에 따른 1차 엔저 때일본의 대한 투자는 4억4천만달러(1988년)에서 3억7천만달러(1990년)로 16% 감소했다.



2004∼2007년 진행된 2차 엔저 시기에는 18억달러에서 8억2천만달러로 54%나 줄어든 적이 있다.



코트라는 "3차 엔저 시대 일본으로부터 투자 유치를 지속하려면 원·부자재 해외조달 비중이 높은 일본 기업에 대한 투자를 끌어들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들 기업은 엔저로 수출단가 하락과 함께 생산원가 상승 부담을 함께 떠안아 자국 생산의 이점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첨단 부품소재 분야에서는 부지 제공, 조세 감면 등으로 한국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투자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서는 주문했다.



lucho@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