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평면·곡면 TV 이어 플렉서블 스마트폰 '승부수'삼성, 중소형 OLED 패널 수성 전략 주목
차세대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를 둘러싼 삼성과 LG의 치열한 기술 경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평면'에 이어 '곡면' 55인치 OLED TV를 세계 최초로 출시하며 첫 라운드에서승기를 잡은 LG가 '플렉서블' 스마트폰까지 먼저 제품화하겠다며 승부수를 던졌기때문이다.
이는 삼성이 세계 시장의 98%를 차지하는 중소형 OLED 패널에까지 도전장을 낸것이어서 삼성의 수성 전략이 주목된다.
◇ LG, OLED TV 이어 '플렉서블 스마트폰' 승부 LG전자[066570]는 최근 1분기 실적설명회에서 "플라스틱(플렉서블) OLED 스마트폰 출시 시점을 4분기 정도로 예상한다"며 제품 출시를 공식화했다.
이는 사실상 제품 개발을 끝내고 양산 준비에 들어갔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신기술에 대한 주도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LG전자가 준비 중인 제품은 다른 부품은 두고 디스플레이 패널 소재만 유리에서플라스틱으로 바꾼 초기 형태의 플렉서블 스마트폰으로, 휘어지지는 않고 떨어뜨려도 깨지지 않는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얇고 변형이 가능해 기술이 발전하면 종이처럼 접거나 말 수도 있는 플렉서블디스플레이는 LCD 패널로는 구현이 어렵지만, 자체 발광하는 유기물질을 사용해 백라이트가 필요 없고 두께 1mm 이하의 초박형으로 만들 수 있는 OLED 패널로는 가능하다.
LG디스플레이[034220]가 파일럿(시험생산) 라인을 통해 생산할 플렉서블 OLED패널 초기 물량은 5인치 스마트폰 기준 월 18만∼34만대 수준이 될 것으로 업계에서는 추정하고 있다.
LG는 우선 소규모로 양산 체제를 가동한 뒤 기존 LCD 생산라인을 전환해 생산량을 늘려나갈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LG는 OLED TV처럼 플렉서블 스마트폰에서도 시장형성 초기 낮은 수율(생산효율)과 소량 생산으로 인한 다소의 희생을 감수하더라도 일단 '세계 최초 출시'라는 타이틀을 확보함으로써 기술의 주도권을 쥐려는 전략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IT·전자산업의 주요 기반인 디스플레이가 LCD에서 OLED로 바뀌는 기술 전환기로 접어든 지금이 스마트폰과 TV 시장에서 세계 1위 자리를 굳힌 삼성과의 격차를 좁혀 역전의 발판을 마련할 절호의 기회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 삼성, 플렉서블 스마트폰 출시 변수 많아 삼성전자[005930]도 올 하반기 플렉서블 스마트폰 출시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실제 제품화까지는 고려해야 할 변수가 적지 않다.
삼성 관계자는 "제품화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구체적인 계획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기술 면에서는 당초 지난해 말 제품 양산을 목표로 했을 정도로 진전된 것으로평가된다.
하지만 생산공정상의 일부 기술적 문제와 판매량이 급증하는 갤럭시S3에 쓰일패널 물량을 공급하는 것이 더 급하다는 판단에 따라, 양산 시기를 늦추고 해당 생산라인을 일반 OLED 패널 쪽으로 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스마트폰 판매량이 분기 7천만대에 육박할 정도여서 신제품 출시가 의미를 가지려면 최소한 월 수백만대 이상의 물량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지난달 말 출시한 갤럭시S4의 판매 목표는 1억대에 달한다. 실제 흥행에성공한다면 삼성은 갤럭시S4에 쓰일 '풀HD OLED 패널' 물량을 확보하는 데 최우선순위를 둘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될 수 있다.
반면 삼성의 기존 스마트폰 생산 규모와 여력을 고려할 때, 유일한 OLED 패널공급처인 삼성디스플레이가 공급할 수 있는 플렉서블 OLED 패널 물량은 전환 가능한생산라인을 모두 동원해도 월 80만~160만대 수준일 것으로 업계에서는 추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삼성이 하반기 플렉서블 스마트폰을 내놓더라도 본격적인 제품 출시는 어렵고 소량의 프리미엄 모델에 그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만약 플렉서블 스마트폰을 서둘러 내놓는 것이 LG에 대한 대응 이상의 의미를갖기 어렵다면, 삼성은 OLED TV처럼 출시를 늦추는 대신 제품의 완성도와 시장 장악력을 높이는 데 치중하는 전략을 펼 가능성도 있다.
◇ 삼성, 중소형 OLED 패널 수성 나서나 삼성전자는 늦어도 6월까지 55인치 OLED TV 평면형과 곡면형을 함께 출시할 계획이다.
한때 제품 출시 시기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였으나 결국 지난 1월 초 제품을출시한 LG에 반년 가량 뒤졌다.
이에 대해 삼성은 생산기술이 성숙되지 않은 초기 단계인 데다 저조한 패널 수율과 비싼 원가 때문에 제품을 서둘러 출시하는 것이 큰 의미가 없다며 애써 여유있는 태도를 보여왔다.
여기에는 7년 연속 TV 시장 세계 1위 자리를 지키고, 궤도에 오른 중소형 OLED패널 시장에서 압도적인 지배력을 유지하는 데 대한 자신감도 깔려 있다.
하지만 시장을 이끌어가는 업계 선두주자로서 미래 시장의 판도를 좌우할 핵심신기술 개발 경쟁에서의 패배는 일시적이라 해도 타격이 있다.
최근 민·형사 소송으로 비화된 삼성과 LG의 디스플레이 분쟁에는 OLED 패널에대한 양사의 보이지 않는 집착과 집념이 투영됐다고 할 수 있다.
현재까지 정황으로 볼 때, 몸이 가벼워 기동성이 있는 LG가 플렉서블 스마트폰출시 경쟁에서도 삼성보다 다소 앞서가는 것으로 평가된다.
TV용 대형 OLED 패널과는 달리, 스마트폰용 중소형 OLED 패널은 LG가 명백한 후발주자인 데다 생산 방식도 양사가 큰 차이가 없다.
이 때문에 삼성이 플렉서블 스마트폰에 대한 주도권까지 LG가 가져가는 것을 용인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abullapia@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