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STX조선의 자율협약 신청 사실상 수용
자금난을 겪고 있는 STX조선해양[067250]이 채권단의 긴급자금 지원으로 일단 한숨을 돌렸다.
이번 자금지원은 STX의 채권단 자율협약(공동관리) 신청이 사실상 수용된 것으로 볼 수 있으나 앞으로 사업 구조조정과 자산매각 등 자구노력이 불가피해 경영 정상화까지는 험난한 과정이 예상된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을 비롯해 7개 채권은행은 25일 STX조선에 6천억원 규모의 긴급자금 지원에 합의했다. STX조선은 이에 따라 26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이미집행된 1천500억원을 뺀 4천500억원을 지원받게 된다.
채권단 자율협약은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보다 좀 더 느슨하고강제성이 적은 채권단-기업 간 약속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조선·해운업 업황이 극도로 위축되면서 어려움을겪어온 STX조선은 자산 매각, 자본 유치 등 노력에도 자금난이 해소되지 않자 이달초 채권단 자율협약을 신청했다.
채권단과 STX는 앞으로 8개 채권 은행별 지원 규모와 지원에 상응하는 자구 방안에 대한 협의를 거쳐 최종적으로 자율협약에 서명을 하게 된다.
그러나 구조조정을 포함한 자구노력의 범위 등을 놓고 채권단과 STX조선 간의줄다리기가 예상되는 등 자율협약 체결까지는 진통이 예상된다.
세계 경제 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조선업 경기가 언제 되살아날지에 따라서도 STX조선의 정상화는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STX 관계자는 "자율협약 신청이 사실상 받아들여짐에 따라 STX조선은 당장 한숨돌릴 수 있게 됐다"며 "구조조정 등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수단을 강구하고 있는데 잘 처리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STX그룹 전체로도 여전히 불씨가 남아 있다.
이날 STX는 ㈜STX를 포함한 STX중공업[071970], STX엔진[077970] 등 계열사가일괄적으로 채권은행에 관리절차 개시를 신청할 것이란 소문이 돌자 조회공시를 요구받았고 이에 대한 답변에서 "자율협약과 자구 노력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또 STX조선의 자회사인 STX다롄조선도 역시 유동성 위기를 겪으면서 이를 해소하기 위해 자금 지원을 전제로 다롄시의 실사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그룹 전체로는 아직도 풀어야 할 숙제가 남아 있는 셈이다.
sisyphe@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