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철주 중기청장 내정자 사퇴…"주식매각이 부담"(종합2보)

입력 2013-03-18 17:35
주식백지신탁제도 개선 주장…후임에 송재희·김순철 거론



황철주 중소기업청장 내정자가 18일 사퇴했다.



황 내정자는 내정 발표 사흘만인 이날 돌연 청와대에 사의를 밝혔고, 박근혜대통령은 이를 수락했다.



그는 자신이 대표이사로 있는 주성엔지니어링[036930]의 주식을 정리해야 한다는 부담때문에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공직자 주식 백지신탁제도에 따르면 고위 공직자나 국회의원 등은 재임 기간 공정성 시비를 막기 위해 본인·배우자·직계존비속 등이 보유한 주식 합계가 3천만원이상이면 반드시 매각하거나 처리 전권을 타인에게 위임하는 백지신탁을 해야 한다.



주성엔지니어링이 연초에 발표한 임원·주요 주주 특정증권 등 소유 상황 보고서를 보면 황 내정자는 전체 주식의 25.45% 보유하고 있다.



황 내정자는 이날 오후 주성엔지니어링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주식 정리의 절차와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중기청장직을 수락해 물의를 야기한 것은 내 불찰이고 책임"이라며 "젊음을 바쳐 자식 같이 키워온 기업을 1개월이라는 법적 시한에 매여서 내팽개치듯 아무에게나 처분할 수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중기청장을 제의받았을 때 벤처기업 현장에서 생각한 바를 정책으로 실현하고 최선을 다해 조금이라도 창조경제를 구현하는데 이바지하고 싶었다"며 "그러나막상 업무를 챙기며 백지신탁의 의미를 더욱 정확하게 파악해 보니 도저히 나로서는받아들이기 어려운 가혹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설령 회사를 정리하려고 해도 최소한 주식을 제대로 처분할 수 있는 방법과 충분한 시간은 있어야 하는데 기업을 책임지는 경영자 입장에서는 납득하기가 어려운법과 제도였다"는 것이다.



그는 "공직자가 공정하게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려는 제도의 취지는 십분 이해하고 인정하며 존중한다. 그러나 우리나라가 기업인의 현장 경험과 전문성을 행정에융합하고 창조경제의 미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취지를 살리면서도 합리적으로 법과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며 아쉬움을 피력했다.



이어 "이러한 규정 탓에 창업 기업인이 중기청장 등 공직에 들어가기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우리 경제는 앞으로 창조경제로 지속성장해야 한다. 법과 제도또한 창조형 지속성장형 제도로 재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벤처 1세대 기업인인 황 내정자는 1995년 반도체 전(前) 공정 장비 기업인 주성엔지니어링을 창업했으며 이후 사업을 LCD 등 디스플레이와 태양전지 장비로 확장했다.



글로벌중견벤처포럼의 초대 의장과 한국디스플레이장비재료산업협회 부회장을역임했으며 2010년부터 3년 동안 벤처기업협회 회장을 맡는 등 활발하게 활동했다.



특히 중기청 사상 첫 기업 최고경영자(CEO) 출신 청장이라는 점 때문에 지난 15일 그의 내정 소식에 중소기업계는 정책에 현장의 목소리가 좀 더 활발하게 반영될것으로 기대했었다.



한편 청와대는 후임 중기청장 인선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후임에는 송재희 중소기업중앙회 상근 부회장과 김순철 현 중기청 차장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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