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2011년 산불 때문에 송전선 57번 고장
원자력 발전소와 연결된 고압 송전선 근처에 산불이 났지만 GPS(위성 위치 확인 시스템)가 내장된 신고용 단말기 덕에 빨리 끌 수있었다.
지난 6일 오후 2시께 광주 북구 장등동의 한 야산에 연기가 피어올랐다.
폐 농산물을 소각하던 중에 불길이 번진 것.
바로 근처에는 34만5천 볼트의 전력이 흐르는 송전선이 설치돼 있다.
이 선로는 영광 원자력 발전소와 이어진다.
불길이 크게 치솟아 선로가 열에 노출되면 송전이 중단되고 원전 운영에도 지장을 줄 수 있는 상황이었다.
마침 근처를 돌며 산불을 감시하던 한국전력공사 송전선로 순시원은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알아채고 산림청이 지급한 산불 신고용 단말기의 신고 버튼을 눌렀다.
즉시 산불이 발생한 사실이 위치정보와 함께 산림청 상황 관제 시스템에 전송됐다.
오후 2시 2분에 신고가 접수되자 산림청이 진화용 헬기를 급파했다.
4시 29분 진화가 완료됐고 송전선은 고장을 면했다.
산불이 잦은 봄철이면 한전은 신경을 곤두세운다.
송전선이 산불로 훼손되거나 고장을 일으키면 피해가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2002∼2011년 10년간 산불 때문에 송전선이 57번이나 고장을 일으켰다.
순시원 1명이 30㎞씩 구간을 나눠 차로 인근을 돌며 감시하고 있다.
송전탑에 올라가 점검·수리하는 직원도 주변에 연기가 보이는지 경계를 늦출수 없다.
작년에는 산림청과 산불 정보를 공유하고 송전선 주변에 산불이 나면 우선 진화하기로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런 노력 때문인지 작년에는 산불로 생긴 송전선 고장이 없었다.
산림청은 산불 감시를 더 효율적으로 하도록 최근 한전 순시원에게도 GPS 단말기를 지급하기로 했다.
이 단말기를 운용한 지 사흘 만에 광주에 난 산불을 신고해 나름대로 효과를 보여준 셈이다.
10일 한전 관계자는 "이번 달부터 2개월간 연인원 2천200명을 동원해 산불에 대비한 비상근무를 할 계획"이라며 "올해도 산불로 인한 송전선로 고장 '제로(0)'에도전하겠다"고 밝혔다.
sewonlee@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