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미주 등 항공사 M&A 붐…他대륙 기업 지분인수도대한항공 등 우리 항공사도 동참할 듯
전 세계 대형 항공사들이 글로벌 경기침체와 저비용항공사들의 도전에 맞서 저마다 '몸집 불리기'로 활로를 찾고 있다.
같은 대륙 안에서는 인수합병이, 다른 대륙 사이에서는 지분 인수를 통한 시장확대가 각각 유행처럼 퍼지면서 우리 국적 항공사도 동참 움직임을 보인다.
16일 항공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최근 10년 동안 세계적으로 유명한 대형 항공사 간 인수합병(M&A)이 8건 성사된 것으로 나타났다.
2004년 5월 에어프랑스와 KLM네덜란드 항공이 586대의 항공기를 보유한 거대 기업 '에어프랑스-KLM'으로 재탄생하며 인수합병 붐의 신호탄을 쐈다.
이듬해 5월에는 미국 내 시장점유율 7·8위 항공사인 US에어웨이스와 아메리카웨스트가 하나로 합쳤다.
3년 동안 잠잠하던 대형 항공사들의 덩치 키우기는 2008년 5월 미국의 3위 기업델타항공과 5위 기업 노스웨스트항공의 합병으로 다시 불을 지폈다. 이 회사는 항공기 800여대를 보유하고 전 세계 375개 도시에 취항하는 당시 세계 최대 항공사로 단번에 부상했다.
같은 해 12월에는 독일 루프트한자 항공이 오스트리아항공을 인수해 유럽 최대항공기업으로 올라섰고, 2010년 10월에는 미국 유나이티드 항공과 콘티넨털 항공이합병 작업을 마무리했다.
영국항공(BA)과 스페인 이베리아항공도 2010년 4월 M&A에 성공해 408대의 항공기로 연간 5천800만명을 수송하는 세계적인 항공사로 비상했다.
주로 미국과 유럽에서 활발하던 항공사들의 짝짓기 바람은 남미 대륙까지 번졌다.
남미 최대 규모 항공사인 칠레 란(LAN) 항공과 브라질 탐(TAM) 항공이 2010년 8월 '라탐(LATAM)' 항공으로 합치는 것에 합의했다. 라탐 항공은 지난해 6월 합병 작업을 마무리했다.
이어 지난 14일 미국 아메리칸항공과 US에어웨이스가 합병해 세계 최대 항공사로 탄생하며 주목을 끌었다.
합병 회사는 항공기 950대로 56개국, 336개 도시에 하루 6천700회 이상 운항할예정이다.
이처럼 대형 항공사들은 역내 M&A에 열중하는 동시에 지분 인수 등을 통한 역외진출에도 상당히 공을 들이는 추세다.
아랍에미리트(UAE) 국영 에티하드항공은 지난해 유럽 6대 항공사인 에어베를린지분 29.2%를 인수하고 에어프랑스-KLM의 지분 매입을 시도하는 등 유럽 시장의 문을 적극 두드리고 있다.
미국 델타항공도 작년 말 영국 버진 애틀랜틱항공의 지분 49%를 인수해 대서양노선 확대에 나섰고, 아메리칸항공은 앞서 2011년 일본항공(JAL)과 태평양 노선 10개에 대한 합작사업을 시작한 바 있다.
델타항공은 브라질 2위 골(GOL) 항공의 지분 20%를 인수하는 방안도 추진하고있다. 20%는 브라질이 외국 항공사에 허용하는 인수 상한선이다.
이런 분위기에서 우리 항공사도 처음으로 해외 항공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대한항공[003490]은 체코 국영 체코항공의 지분 44%를 인수해 유럽 노선에서양사 협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
이달 말까지 실사 작업을 마친 뒤 다음달 지분 인수를 위한 입찰에서 카타르항공 등과 치열한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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