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1·2위인 삼성·현대차그룹도 확정못해'투자확대 기대 어떻게 부응하나' 가슴앓이 관측
새해가 시작된 지 1개월이 지났는데도 아직 올해 투자계획을 확정하지 못한 대기업들이 많다.
글로벌 경기 불황 등으로 계획을 수립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기도 하지만 정부와 정치권 등으로부터의 투자 확대 요구를 외면할 수도 없어 여전히 고민이 계속되고 있다.
31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을 포함해 다수의 주요 그룹들이 올해 투자 규모를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늦어도 1월까지는 투자계획을 마무리하고 계획에 맞춰 사업을 추진했던 예년과는 다른 양상이다.
올해 투자계획을 일찌감치 확정한 곳은 LG그룹으로 지난 6일 20조원의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시설 부문에 14조원, 연구개발(R&D) 부문에 6조원을 각각 투입하기로해 각각 작년보다 18.6%, 20% 늘리는 공격적인 방침을 밝혔다.
포스코[005490]는 지난 29일 기업설명회에서 7조~8조원을 투자할 계획을 내 놓았다.
SK그룹도 16조6천억원의 투자계획을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대외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작년의 경우 새해 벽두인 1월5일에 19조1천억원의 투자를 하겠다고 밝혔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현대중공업[009540]도 내부적으로는 작년과 비슷한 수준인 2조원을 투자한다는방침이지만 역시 공식 발표는 없었다.
10대그룹중 이들을 제외한 나머지 6대그룹은 비공식적으로도 올해 투자 규모를밝히지 않았다.
재계 맏형인 삼성그룹은 작년에는 47조8천억원의 투자계획을 1월18일 밝혔지만아직 투자규모는 물론 발표 시기도 불확실하다.
삼성그룹은 투자 규모가 다른 그룹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아 관심이 쏠리고 있지만 작년보다 줄어들지, 늘어날지에 대한 입장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주력계열사인 삼성전자[005930]가 작년 집행한 실적과 비슷한 수준에서 투자를 하겠다는 방침을 내 놓았다. 삼성전자는 작년에 시설투자 25조원을 계획했으나실제 집행은 22조9천억원 수준에 그쳐 올해도 23조원 안팎의 투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재계 2위인 현대자동차그룹도 아직 그룹 전체의 투자 규모는 확정짓지 못한 상태이다.
그룹은 모든 계열사의 투자 규모가 정해지지 않아 그룹 전체 투자 계획을 마무리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현대차그룹은 작년의 투자규모인 14조1천억원보다 확대한다게 기본 방침이지만정권 교체기인데다 투자·고용 확대를 기대하는 여론이 거센 터라 섣불리 확정해 발표하는 데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관측이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다만 현대차그룹은 자동차 부문에 대한 투자를 작년보다 5천억원가량 많은 10조원으로 정리했다.
한화[000880]와 GS그룹, 롯데그룹도 글로벌 경기 불황 등으로 아직 세부 내용을확정짓지 못하고 있다.
한진그룹은 2월1일 기업설명회를 통해 올해 투자계획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주요그룹의 투자계획 확정이 늦어지면서 전국경제인연합회의 30대 그룹투자계획 발표도 늦어지고 있다.
전경련은 30대 그룹으로부터 계획을 받고 있지만 아직 확정하지 못한 기업들이많아 작년보다 늦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작년 30대 그룹의 투자계획 규모는 120조9천억원(시설 93조6천억원, 연구개발 27조3천억원)이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기업환경만 놓고 보면 투자를 늘리기가 어렵지만 주요 그룹들은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어 결정이 늦어지는 곳이많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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